◆ 중국 의존도 높은 K뷰티 구조
중국 화장품을 한국 브랜드인 것처럼 내세우는 업체도 생겼다. 프로야는 2013년 한국 화장품 전문 컨설팅업체 컨셉추얼에 브랜드 컨설팅을 받은 뒤 ‘한야(Anya)’라는 브랜드를 새로 내놨다. 이 브랜드는 콘셉트와 제품 등을 한국 업체들과 비슷하게 내놨다. 중국에서 인기있는 달팽이크림, 비비크림 등을 출시한 뒤 ‘한국 성분으로 제조했다’고 홍보 중이다. 프로야는 탤런트 이다해 씨에 이어 송중기 씨와 이종석 씨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중국의 칸스(韓束)라는 업체도 배우 최지우 씨와 모델 계약을 했다. 동시에 “‘한국산 원료’로 달팽이크림, 비비크림 등을 만들었다”며 광고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산 제품으로 보이기 위해 한국 모델을 쓰고 한국산 화장품과 비슷한 포장을 해 중국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싶어도 역풍이 불까봐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중국에서 한국산 불매운동이 일어나 한국 화장품의 판매가 급감할 우려가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한국 화장품은 2조9280억원 규모로, 1년 전보다 43.8% 증가했다. 5년 연평균 성장률은 34.3%다.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의 수출액은 전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화장품 업체들을 제치고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할 수 있다”며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 역량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화장품 산업 특성상 중국이 반도체나 자동차보다 화장품 분야에서 더 쉽게 덩치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