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중국의 환경오염이 자국 남성의 정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게재됐다.

홍콩 동방일보(东方日报)는 미국의 유명 의학저널 '임신과 불임(生育与不孕)' 홈페이지에 게재된 후난성(湖南省)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년 동안 후난성에서 정자를 기증한 남성 3만명을 상대로 정액의 질을 조사한 결과, 합격자가 5분의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2001년 기증자의 절반 이상이 합격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하락한 것이다.

또한 후난성 외에도 정액 품질이 하락한 지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관련부문에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젊은 남성들의 정액 질 악화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10년간 평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남성은 3~40년 전 정액 1ml당 정자 함량수가 약 1억개에 달했지만 현재는 2~4천만개로 대폭 감소했다.

또한 20년 전 중국의 가임연령 인구 중 불임 발병률은 평균 3%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12.5~15%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정액 질이 이같이 급속히 악화된 원인에 대해 "현재로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지만 환경오염이 아마도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시 제1부녀자보건원 생식의학센터 텅샤오밍(滕晓明) 주임은 "중국은 현재 고속 공업화 및 도시화 과정에 있어 오염된 물, 식물이 아마도 피부를 통해 체내 흡수되면서 생식장애와 발육이상, 면역체계 및 신경계통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사는 "오염 문제 외에도 현대 여성들의 결혼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있고 흡연, 음주, 늦은 수면 등 나쁜 생활습관과 과도한 비만 등 역시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외관계위원회 황옌중(黄严忠) 글로벌건강연구원은 “중국 전역에서 점차 늘어나는 남성불임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가 광범위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면 나날이 악화되는 중국의 인구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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