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와서 아내와 함께 경복궁과 인사동 나들이에 나섰다. 지금까지 서울의 명소인 그 두 곳마저 가 보지 않았다고 하니, 부끄러운 일이다. 중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느끼면서, 정작 자국의 명소 마저 들여다 보지 못한 무관심에 새삼 무안하다.
인사동 거리와 골목 구석 구석의 모습은 가히 정답다. 너무 현대적이지 않고, 마치 7~80년대 중소 도시에 온 느낌이다. 특히 뒷골목의 먹거리가 무궁무진한 그 곳은 왠지 먹어 보지 않아도 배부르다. 우선 음식 종류가 소박해서 기분 좋다. 손 칼국수, 손 만두, 옛날 팥죽, 추어탕, 홍 탁, 돼지 불고기, 굴 밥, 김치 찌게, 된장 찌게, 소박한 가격에 푸짐한 전주 한식집, 각종 전 부침,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의 내로라하는 음식들이 소박하게 골목을 오밀조밀하게 꽉 차고 있다. 어느 집에 훌쩍 들어가더라도 배는 부르되 돈 걱정은 되지 않는다. 착한 가격이 참 정답다. 막걸리 한잔에 푸짐한 전 나부랭이 몇 개면 세상은 다 내 꺼다. 딱 내 스타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