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미투'란 '나도 그렇다', '나도 같은 경험이 있다'는 동조와 동의를 뜻하는 영문 표현이죠.

미국에서는 최근 '미투'가 성폭력을 고발하는 캠페인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고요.

일상 속 대화에서 상품 마케팅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미투', 즉 동조 심리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데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 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투'의 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요즘 '미투 운동'이라는 게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건가요?

[인터뷰]
말씀하신 것처럼 '미투 운동'이 성폭력 피해 경험을 SNS를 통해서 공유하고 문제 제기하는 거죠. 그래서 이걸 해결해보자고 하는 사회적 흐름인데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이 떠들썩했잖아요. 영화배우 앨리샤 밀라노가 캠페인을 해서 고발하고 그걸 통해서 우리 사회를 바꿔보자고 이야기했어요.

그랬더니 기네스 팰트로,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 여배우들도 동참해서 미투 태그를 하게 되고요. 그것이 하나의 캠페인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여기서의 '미투'는 '나도 당했다'는 의미겠네요.

사회의 여러 가지 이슈들을 살펴봐도 처음 물꼬를 트는 일은 굉장히 어렵지만, 한 사람이 먼저 나섰을 때 여러 사람이 동조하는 경우는 종종 봤거든요.

여기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가장 먼저 발언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발언하면 그 뒤에 따라가서 발언하는 것은 훨씬 부담감이 적잖아요.

물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 특히 이렇게 어려운 성폭력 발언 자체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겠습니다만, 이게 제 생각에는 인터넷이나 SNS 같은 곳에서 이야기하게 되면 적어도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고 그러면서도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같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요즘 세대는 SNS나 인터넷이 굉장히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가 공감하고 연대하면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스타일 때문에 거기에 잘 맞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미투', 즉 당신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미도 있는 건데, 원래 심리학적으로 ‘미투’란 동의하는 동조 심리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