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하이얼 매장



중국 전자제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리 기업을 위협할 중국 거대 전자기업이 탄생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5일 발표한 ‘중국 전자기업, 구조조정 통한 대형화 가능성 커지고 있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전자기업간의 치열한 내수경쟁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산업구조조정 바람과 맞물려 있다"며 "현재 중국 로컬 전자기업의 생존경쟁이 끝나면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기업을 위협할 대형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 기업은 내수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원가 경쟁력이 퇴색하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전에 비해 까다로워지면서 버팀목과도 같았던 백색가전 시장의 성장세마저 주저앉아 생존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29% 성장하며 황금기를 누렸던 중국 전자기업들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6% 성장했다.



이에 중국 전자기업들은 백색가전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전통적인 가전영역을 넘어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스마트시장에서는 전통 제조업, IT기업, 유통기업까지 참여해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실례로 하이신(海信)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년 사이에 5계단이나 뛰어 12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8월부터 가동한 광둥성 공장에서 향후 스마트폰을 연간 5천만대 이상 추가 생산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IT기업인 레노보(联想, 롄샹) 역시 지난해 5월 스마트 TV를 출시하면서 IT기업 중 최초로 TV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지방 중소기업 인수를 통해 유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얼(海尔)은 2011년과 지난해 5월 자회사 하이얼전기판매(홍콩)유한회사를 통해 저장성 닝보시·광둥성 순더구의 소형가전 기업과 합자사를 세웠다. 이들 합자사는 연간 1천만대 이상 생산능력을 보유한 지방 중소기업이다.



이같은 로컬기업의 약진으로 중국 전자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TV시장 내 로컬과 글로벌 기업 시장점유율 변화를 보면 하이신, 촹웨이와 같은 로컬 TV기업 시장점유율은 평균적으로 3~4%포인트 늘어난 반면 글로벌 기업 점유율은 평균 5% 하락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상위 5위 기업 내 글로벌 기업 비중은 27% 하락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이미 2015년까지 현재 중국 IT산업을 대표하는 대기업을 5~8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다"며 "화웨이·레노보·하이얼·ZTE 등 이미 한국 기업을 위협할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로컬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나 중국 전자기업의 대형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우리 전자기업에 지금보다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이 나날이 향상하고 규모의 경제효과까지 갖게 된다면 현대 진행 중인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중국의 강세가 가전분야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은 중국 소비자 전자시장의 흐름과 로컬 전자기업들의 행보를 주의하며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며 우리 기업도 이에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