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후이카오를 치는 광둥성(广东省) 고등학생들



대학 진학을 앞둔 중국인 고등학생들이 넘어야 할 시험에는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가오카오(高考) 외에 후이카오(會考)라는 졸업시험이 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도 시행된다. 학생들로 하여금 이른바 입시 전략과목에만 치우치지 않고 전과목을 골고루 공부하게끔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졸업장 발급요건과 진학 사정의 주요 가늠자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네가 내신을 반영하듯 중국 교육부에서는 장차 이를 대학입시 득점에도 일부 반영할 계획이다. 각 성(省) 교육청 주관으로 실시되는 이 시험은 도입 초창기 꽤나 엄격하게 실시되다가 차츰 각 학교에 많은 재량을 주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다가 만약 대학입시 사정에 일부 반영이라도 하게 된다면 관리가 대폭 강화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 학생을 비롯한 외국 학생에게는 거의 유명무실했던 이 시험이 잠잠하던 몇 해를 훌쩍 건너뛰어 지난 해부터 갑자기 문제로 대두된 것은 성 교육청에서 이 제도의 시행을 새삼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없었던 제도가 새로 생긴 것은 아니다.



이 시험은 통상 3학년 2학기에 졸업을 앞두고 치러지나, 2학년 때 문과생들의 경우 이과과목을, 이과학생들의 경우 문과과목을 미리 치르게 된다. 또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3학년 때 이를 한 번 더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재시험은 정규시험 때보다 다소 난이도가 낮다는 것이 재시험을 치러본 중국인 학생들의 중론이다.



그런데 대부분 특례전형으로 중국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적용되는 것일까? 물론 중국 내에서도 국제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이 후이카오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중국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라면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대학의 외국인 특례전형은 중국인 학생들의 입시에 앞서 4-6월에 치러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때는 졸업예정증명은 가능하지만 졸업증명은 불가능한 시점이기 때문에 통상 졸업예정증명으로 응시서류에 갈음하게 되며, 대학에 따라 합격통지서 발부 후 입학수속과정에서 졸업증명을 추가로 챙기기도, 챙기지 않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졸업증명을 추가로 챙기는 대학이 그리 많지 않았으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고등학교 3년 정규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사실이 증명되면 통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의 ‘보결입학’(요즘은 ‘기여입학’이라 부른다)’에 해당하는 ‘지에두(借讀)’ 형태로 운영되던 엉성한 관리 시절부터 시(市) 교육국에서 구(區) 단위로 몇 개 학교씩 외국인 학생 입학가능한 학교(이른바 ‘개방학교’로 외국인 학생을 관리하는 외사처가 있는데, 지금은 이런 학교의 수효가 상당히 많아졌다)를 지정해 그런 대로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중국학교에 재학하는 한국인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있어 지금껏 자녀의 졸업장은 하나의 중요한 화두였다. 학과목 편성의 차이와 중문 난이도를 한국인 학생이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든 지난해까지는 이 시험과는 무관하게 대학 측의 합격통지서를 발부받으면 졸업장을 발급해 주는 것이 대세였다. 물론 내년에도 똑같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일부 과목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 할지라도 학부모는 해당학생이 일단은 이 시험에 참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이는 무엇보다 자녀들에게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 요령이 아닌 정면돌파의 마음자세를 심어주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



그런데 특례입학 사정에만 매달려 입시과목 아닌 과목을 도외시해 온 학생들은 이 시험이 적잖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어서 우왕좌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확실히 짚어 둘 것은 정작 입학 사정을 하는 곳은 각 대학이지 성 교육청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각 대학에서는 대관절 입학 사정과 졸업시험 및 졸업장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일정한 급수의 한어수평고시(HSK) 증서만 들이밀면 외국인 학생에게는 무조건 정원 외 입학을 승낙하는 이름없는 대학은 일단 논외로 치자. 그런 대로 이름깨나 있다는 대학, 특히 명문대학에서는 우선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장 소지여부를 중요시한다. 입학을 허락한 해당학생이 어느 학교이든 정상적으로 고등학교 3년과정을 이수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졸업장을 챙기고 확인하는 추세는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 즉 졸업시험 참가 이전에 졸업장 발급여부는 반드시 챙겨야 할 사안이다. 그래야 아무런 뒷탈이 없다.



그런데 졸업장 발급의 전단계에서 외국인 재학생의 졸업시험 참가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각 고등학교의 학교장 재량이다. 다시 말해 성 교육청에서 이 시험을 새삼 챙기는 마당이니 일단 무조건 참가시키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오히려 이 자체가 걸림돌이 될까 봐 참가하지 않기를 바라는 학교장도 더러 있다.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관건은 시 교육국에 졸업생 명단을 보고해 올리는 학교장의 판단이고, 교육국에서는 그에 따라 졸업장을 발급해 주는 것이다.(외국 유학생의 대학 졸업장은 성 교육청 소관이다)



결론적으로 외국학생만을 위한 국제부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중국학교(조선족학교 포함)에 다니는 학생은 해당학교 국제부의 의견에 따르면 된다. 반면 학부모가 한국 학생이 많은 학교를 기피해 전교생 중 한국인 학생이 하나둘만 있는 학교(경우에 따라 미개방학교일 수도 있다)에 다니는 학생은 해당 학교장과 직접 상의하고 의견을 따르면 된다. 이러한 상의와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때가 졸업시험을 앞둔 고2, 또는 늦어도 고3 1학기까지임은 물론이다. 평소에 가장회(家長會)라 불리는 학부모회의에 종종 참석해 학교 측과 소통을 해 두면 더욱 순조롭게 상담이 될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졸업장 발급에 대한 아무런 확인과정도 받지 않은 채 졸업시험에 이미 참가해 버린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평가결과를 기다리며 속절없이 전전긍긍하지 말고 학교 측에서 졸업예정자 명단을 작성해 시 교육국에 보고를 올리기 전에 재빨리 학교장과의 면담을 통해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요청해야 한다. 혹 학생이 그 명단에서 누락된 채 이미 명단을 올렸다 하더라도 꽤나 번거롭긴 하지만 해결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pjt004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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