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홍 포스코 사장(앞줄 오른쪽)과 바짐 니콜라예비치 모조로프 러시아 철도공사 수석부사장이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물류협력사업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박근혜·푸틴 대통령, 경제협력 합의 내용



朴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주춧돌 놔

'시베리아 인프라' 30억달러 공동투자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끌어낸 경제 분야 주요 합의 내용은 자신이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들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때만 해도 선언적 구호에 그쳤던 구상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실체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구상 밑그림이 드러난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북한 태도 변화가 변수



경제분야 합의 내용의 핵심은 남~북~러를 잇는 물류협력 사업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제안해왔던 ‘유라시아 연결 철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기초 사업이다.



두 정상이 합의한 나진(북한)~하산(러시아) 간 철도연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지역 도시인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의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사업으로 한국 기업도 참여해 남-북-러 3각 형태로 추진된다.



북한의 개방을 유도한다는 목적도 있다. 포스코와 현대상선, 코레일이 러시아·북한 합작회사인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일부를 인수해 공동 사업 운영권을 가질 예정이다. 양측은 2014년 상반기 중 추가 실사를 거쳐 지분 참여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 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부산~나진을 잇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사업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변수가 만만치 않다. 유라시아 철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남북 화해무드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 때문에 동북아 물류 주도권 싸움에서 북한을 적절히 도우면서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은 “북한이 나진~하산 지역의 개발 과정에서 중국·러시아 등과 물류 주도권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 입장에서 남한과 협력을 강화하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0억달러 한·러 인프라 공동 투자



두 정상은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지역 인프라 개발을 위해 양국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금융지원에 나서는 방안에 합의했다. 수출입은행과 러시아 국책은행인 대외경제개발은행(VEB) 간 10억달러 규모의 공동투자펀드 조성이 대표적이다. 수출입은행은 또 러시아 국영상업은행인 스베르뱅크(Sberbank)와 플랜트 선박 등의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최대 15억달러까지 제공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은 “그동안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에 걸림돌이었던 금융 리스크가 완화돼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국은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업체들이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수주(13척 이상)하고 대신 건조 기술을 러시아에 이전하는 형태의 협력 MOU를 맺었다.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을 통해 교역의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들고,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직·간접적인 개방 압력을 가하게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 통일의 초석을 닦는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 지난달 18일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공식 주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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