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 억류된 다롄 선박 '랴오와위 55090호'

최근 북한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중국 선장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는 진술을 강요받고 이를 거부하자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북한에서 풀려나 다롄(大连)으로 돌아온 '랴오와위(辽瓦渔)55090호'의 야오루이성(姚瑞生) 선장은 베이징 지역신문 징화시보(京华时报)와의 인터뷰에서 12일 저녁 동경 124도 해역 부근에서 북한에 나포됐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야오 선장은 "당시 우리 배 주변에는 10여척의 중국 어선이 조업 중이었으며 가장 가까운 배는 200미터 거리에 있었지만 야간이라 북한 순시선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다"며 "순시선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북한 관리요원들이 우리 배에 올라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기로 무장한 인원들이 선원 6명을 갑판 위에 세우고는 그 중 한 명이 어설픈 중국어로 '경계선을 넘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항해용) 네비게이터를 보라'며 국경을 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그들은 '네비게이터이 틀렸다'며 우리를 북한 측 해역으로 배를 몰고가도록 지시하고는 도착하자마자 벌금 25만위안(4천2백만원)을 주면 바로 풀어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선주가 현 상황에서 돈이 없는 데다가 선원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해 협상이 결렬되자, 북한 측은 선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현금을 모두 빼앗고는 한글로 된 문서를 내밀어 서명을 요구했다"며 "느낌상 '월경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문서라 서명을 거부했더니 우리를 폭행해 결국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북한 측은 서명을 받아낸 후인 지난 16일 우리 배를 끌고 동경 124도 해역까지 가서 미리 연락해뒀던 단둥(丹东) 측 선박에 우리를 인도해 준 후, 배를 그대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야오 씨는 지난 17일 단둥에 도착해 선주에게 상황을 설명한 후 다롄 경찰에 이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선주 장시카이(张喜开) 씨는 "지난 22일 주북한중국대사관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알려왔다"며 "북한 측의 요구는 불합리적이며 우리 배는 북한 영해를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다롄, 단둥 등에서 운항 중인 선박 중 매체를 통해 북한 나포 사실이 알려진 게 2012년 3건, 2013년에 1건이 있었으며 이외에도 여러 차례 나포된 적이 있는데 모두 선주가 몸값을 북한 측에 지불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온바오 한태민]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