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문흥수 기자= “재외동포청 신설이 시급하다. 재외동포에게도 참정권이 주어지자, 지난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재외동포 관련 공약을 쏟아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니 이행되는 공약은 하나도 없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겨레 저널’을 발행하고 있는 이승봉(62)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 회장은 브레이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 지역에서 한인사회 언론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들이라도 계속해서 한국 정부에 문제제기를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 동포사회에서 제일 걱정하고 있는 문제는 한민족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우리 말로 된 신문을 발행하며 우리 문화를 계승시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지만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동포사회에서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은 이민 3세로만 넘어가도 그들이 한글을 못읽고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는 점”이라며 “부모를 따라 5~6살 어린 나이에 이민 온 자녀들은 한국말을 전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에게 한글과 한국말을 교육시키는 것은 사실상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재외동포 자녀들에게 한글을 보급하고, 한국말을 가르치는데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은 한 푼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애국심만으로 한글로 된 신문을 발행, 보급하는 한인 언론인 대다수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재외동포들의 선봉에 서있고 한인 언론인들과 함께 한글 보급 대책을 세워준다면 동포사회 곳곳에서 한글문화 배우기, 한글 배우기 붐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한 “한국에는 지방언론지원법도 있지 않느냐. 우리는 그러한 지원책 하나 없다”며 “현재 총 재외동포 규모는 750만명가량 되는데 우리를 위한 지원책 하나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반증”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 정책을 컨트롤할 수 있는 메인타워 격인 재외동포청을 신설할 때가 됐다. 선거를 앞두고서만 재외동포를 위해주는 척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다시 찬밥 대하듯 하는 행보를 이제는 그만해야된다”고 재외동포청 신설을 재차 촉구했다.

전 세계 32개국 130여 개 한인 신문과 방송을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인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봉 회장은 1979년 미국 플로리다로 이민가 주간 한미일보의 기자로 활동했다. 1991년부터는 플로리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한겨레저널을 창간해 한 호도 빼먹지 않고 매주 수요일마다 23년째 신문을 발행해오고 있다.

한편,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는 8일부터 12일까지 제12회 세계한인언론인대회를 개최했다.

10일 오후에는 연합뉴스(사장 송현승), 세계한인네트워크(회장 김영근)와 공동주최로 서울가든호텔에서 '독도와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22개국 52개 매체에서 온 70명의 동포 언론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독도 주권 수호를 위한 재외동포와 한인 언론의 역할을 함께 모색했다.

이승봉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재외동포들이 한국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색해보기 위해 이같은 심포지엄을 준비했다”며 “독도 영유권 수호는 막연한 구호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제법적·역사적으로 한국 땅인 근거를 대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전 세계에서 한글로 신문을 만드는 언론인들은 더욱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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