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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donesia Travel-Tasikmalaya[인도네시아 여행-타시크말라야]캄풍나가 마을/Kampung Naga/Village/Sundanese/Traditional
그린 캐니언을 떠난 나는 200여 년 동안 세상과 단절한 채 그들의 순수 혈통과 전통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캄퐁 나가’ 마을로 향했다. “여기 계단으로 500미터 정도 내려가면 깜퐁 나가 마을이 나와요.” 그들이 마을 밖, 세상으로 나온 지는 불과 20여년 정도 밖에 안됐다. 그 전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뭐하세요?” “잡초 뽑아요. 저희는 시간 날 때마다 농사일을 해요.” “촌장님 집이 어디에요?” “여기서 쭉 가서 오른쪽으로 가보세요.” 촌장을 만나러 가는 길. 마을에 들어서자 조금씩 그들의 삶의 모습이 나타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 마을엔 약 1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조용하고 소박한 마을이다. 그래서인지 아이의 울음소리도 정겹게 들린다. 이 아이의 그림을 누군가 망쳐놨다는데, 아무래도 이 녀석이 범인인 것 같다. 오늘은 사원을 보수하는 날이란다. “사원 마루에 깔 나무예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촌장님이세요?” “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글쎄요. 얼마나 됐으려나? 85살 정도 됐을 거예요. 맞아요. 85살이에요.” “마을을 촬영해도 괜찮을까요?” “네 여기는 괜찮은데 사원은 찍으면 안 돼요.” “왜요?” “그냥 안 돼요.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어요. 조상들도 그랬으니까여요.” 이들은 바나나 잎을 엮어 사원 지붕에 올릴 거란다. 집 한 쪽을 보니 휴대전화가 있다. “핸드폰은 언제 써요?” “정보 얻을 때나 친구들 안부 물을 때요.” “이 마을에 전기 없잖아요?” “저 위에 가면 있어요. 마을 입구 주차장이요. 충전하려면 거기까지 올라가야 해요. 이분들 마을 소개해드려요.” “제가 마을 소개 시켜드릴게요.” 이곳에 오는 모든 관광객들은 촌장님의 허락을 받아야 마을에 머물 수 있다. “마을 중앙에 북이 있어 예배 시간이 되면 북을 치죠. 이건 마을 회의 시간을 알릴 때 치는 겁니다. 지금은 3시니까 3번 치면 사람들이 모일 거에요. 1번 치면 1시, 2번 치면 2시에 모이라는 거예요. “그럼 한 번 쳐볼까요?” “안돼요. 함부로 치면 안돼요. 지금치면 사람들이 ‘무슨 일 있어?’ 하고 난리가 날 거예요.” 한번 쳐보고 싶었지만 그들의 규칙을 어길 수는 없었다. 이곳의 전통 가옥, 밑 부분을 보면 주춧돌이 집을 받치고 있다. 지진이 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란다. “물고기 팔아요. 물고기 사세요.” 마을에 물고기 장수가 방문했다. 이것도 마을을 개방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양식장에 넣을 거예요. 수영장에 넣어요. 먹을 수 있을 때까지 키워야죠.” 물고기 양식은 예전 자급자족하던 시절부터 내려오는 일이란다. “손님 오면 같이 먹고 행사 음식으로 내놓기도 하고 나머지는 팔아요.” 물고기는 이들에게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줬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존재인 물. 다행히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있어 한 번도 물이 부족했던 적은 없다고 한다. “샘물이에요. 마을 사람들 모두 이 물을 마셔요. 보세요. 바로 마셔도 돼요. 깨끗하고 건강한 물이에요.” 이 모든 것들이 마을 바깥으로 나오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였을 것이다. 나도 한번 마셔봤는데 물이 정말 시원하고 달기까지 했다. 수간다씨는 나를 집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살림살이들을 보여주는데 역시 전기가 없으니 다리미도 숯을 넣어 사용 한다. 나무를 때서 음식을 하고 소박하지만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부부는 3개월 정도 도시에 살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저는 이 마을이 좋아요. 편하고 조용하고 여기 살면 마음이 급할 게 없어요.” 가끔 관광객들이 허락 없이 집 문을 열어본다는데 그럴 때면 마을을 개방 한 것을 후회하기도 한단다.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마을의 규칙과 문화를 존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디 오랫동안 이들이 전통을 지키며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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