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9
  • 언어선택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간 한국인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한국인 여성 두 명이 현재 홍콩 정부의 메르스 검사 및 격리 조치를 거부해 홍콩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승객 16명이 격리돼 있는 시설, 현재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메르스 환자와 비행기 좌석이 가까웠던 앞, 뒤 2줄 승객 28명은 홍콩 정부가 ‘밀접 접촉자’로 규정하고 경로를 추적해 왔다. 이 중 11명은 이미 중국, 한국 등으로 소재를 옮겨 해당 정부에 통보했고, 홍콩에 남은 18명 중 16명은 교외인 사이궁(西貢)의 휴양시설인 레이디 맥리호스 빌리지(麥理浩夫人度假村) 에 격리 수용돼 2주간의 잠복기 동안 격리돼 검사를 받게 된다.







<고윙만 식품위생국 국장> 






고윙만(高永文) 식품위생국 국장은 오늘 오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밀접 접촉자들 중 한국 국적의 여성 여행객 2명은 현재 전화로만 연락이 가능한 상태이며, 정부의 격리와 검사를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고 국장은 “이들과는 주홍콩대한민국총영사관의 직원들을 통해 연락하고 있다. (이들이) 부디 사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홍콩정부의 격리 조치에 호응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홍콩 현행법에 따르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정부가 사회 안전을 위해 강제 격리조치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메르스 관련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확산되면서, 홍콩 한인사회에서는 독감과 함께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홍콩 현지인들에게 각인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현지 신문에서는 메르스를 ‘신사스(新 SARS)’라 부르고 있으며 매 시간마다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003년 사스(SARS) 유행으로 299명이 사망하고 학교 휴교, 직장 폐쇄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됐던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30일 홍콩 거리 모습> 



현재 홍콩에서는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시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지 신문들에는 한국 정부의 무능력한 방역 태세를 질타하는 기사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으며, 특히 오늘 아침 한국인 여성들의 ‘격리 거부’ 소식을 접한 홍콩인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시민 찬 모 씨(陳, 21, 여) 는 인터뷰에서 “(격리를 거부한 한국 여성들이) 타지이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되고, 다른 접촉자들과 함께 생활해야 된다는 점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것이 두려워 격리를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자신들도 감염됐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격리 조치를 거부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너무 이기적인 처사”라고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메르스 감염을 한국인들을 피해 다니고, 한국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고 국장은 “한국총영사관, 입경처(入境處), 경찰 등과 협의해 두 여성에게 검사 및 격리 조치 협조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타임스 박세준 기자]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