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et] 섭씨 39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1994년 여름, 텔레비전 속에 나오는 미남, 미녀 스타들의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더위를 잊기에 충분했다.
그 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16부작으로 방영된 KBS 드라마 ‘느낌’은 당시 최고 미남배우로 통했던 손지창, 김민종, 이정재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 세 남자의 가슴을 동시에 설레게 한 여주인공은 배우 우희진. 당시 갓 스물을 넘긴 청춘 스타들은 풋풋한 외모로 뭇여성들과 뭇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세 남자가 엮어내는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는 당시 감수성이 풍부한 10, 20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한빈, 한현, 한준 삼형제의 집에 어머니 친구의 딸인 유리가 등장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프랑스에서 건너온 유리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프랑스로 입양됐다. 자상한 성격의 맏형 한빈, 여자에게 무관심한 지적인 모범생 둘째 한현,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툭하면 싸움질을 하는 마초 성격의 막내 한준은 긴 생머리에 청순한 외모를 갖춘 미대생인 유리에게 첫눈에 반한다. 유리 역시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세 명의 남자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냉철하고 꼼꼼한 성격의 둘째 한현은 오래된 엄마의 통화 녹음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된다. 유리의 친오빠가 삼형제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현은 나머지 형제들과 전혀 닮지 않은 외모와 혈액형 마저 미심쩍은 자신이 유리의 친오빠라고 생각하고 혼자 가슴앓이한다. 한현은 이에 관해 발설하지도 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성질 급한 막내 한준은 유리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고, 유리는 장난처럼 넘겨버린다. 어느 날,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유리는 프랑스로 돌아간다.
4년이란 세월이 흘러 유리는 프랑스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국에 다시 정착하러 돌아온다. 유리가 돌아오자 삼형제는 또 다시 지난 감정에 이끌린다. 유리의 마음을 빼앗은 한 사람은 자신이 친오빠라고 알고 있는 한현. 자신이 오빠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한현은 당연히 거절한다. 둘 사이에 마음이 더욱 깊어지면서 한현은 결국 “삼형제 중에 유리의 친오빠가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뜻밖에도 유리의 친오빠는 유리를 가장 좋아하던 막내 한준이었다. 유리의 친모가 죽자 삼형제의 어머니는 그의 아들인 한준을 맡고, 프랑스에 살고 있는 다른 친구가 딸 유리를 맡게 된 것.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한준은 유리를 멀리서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혼자 말한다. “널 가질 수 없어도 괜찮아. 어차피 우리는 처음부터 하나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