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일, 아침 6시 30분에 기상하였다.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는 홍도 일주 유람선 승선 시간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위해서 문을 나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홍도 바다를 보고 숨이 탁 막힌다.
아! 바다가 온통 벌겋다. 그래서 홍도(红岛)다!
홍도 전체가 홍조로 붉게 물들였다. 여명에 반사되는 태양의 붉은 색깔이 바다를 염색했고, 홍도 전체를 빨갛게 물들였다. 그래서 홍도라고 했나 보다. 행운이다. 뭘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식사하기 위해 문을 열었을 뿐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이번 남도 여행의 백미다.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
오전 7시 반부터 오전 10시까지 두 시간 반 동안 홍도 유람선을 타고 일주 했다.
홍도의 명소가 총 출동 된다. 일출봉, 노적 봉, 남문 바위(해탈 바위), 시루떡 바위, 거북 바위, 석화 굴, 애국가 배경 화면으로 등장하는 독립문 바위 등 홍도 특유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기암괴석, 식물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과연 한국인 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의 하나라는 데 공감이 간다. 더구나 구성진 사투리에 맛깔스런 해설은 바다 내음을 살지게 하고, 직접 배에서 썰어다 준 '막 썰어 회'는 소주가 설탕의 맛으로 바뀐다. 역시 홍도다.
10시 50분에 홍도에서 흑산도로 가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30분 소요된다.
흑산도의 맛도 깊지만, 홍도에서 여명에 물들이는 붉은 색깔의 깊은 여운은 다른 명소의 기억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흑산도에는 애절하면서도 왠지 가슴의 한을 불러 일깨우는 가수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가 잔잔하게 울려 퍼지고 있으며,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흑산도 아가씨 (2절) 이미자 노래
한없이 외로운 달빛을 안고
흘러 온 나그네인가 귀향 살인가
애타도록 보고픈 그 서울을
그리다가 검게 타 버린
검게 타 버린 흑산도 아가씨
이미자 씨는 이 노래를 아가씨 시절에 불렀지만 그 때는 흑산도에 와 보지 못했고, 70살이 넘고 노인이 되어서 흑산도를 방문했다고 한다. 어찌 인생 마음먹은 대로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