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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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13일 오후, 북한 간부가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 유가족들과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 엔케이 ㅣ 이상용 기자, 진동혁 인턴기자] 북한 김정은은 평양에서 23층 고층 아파트가 붕괴된 사고가 발생하자 국가적인 '비상대책기구' 설립과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붕괴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 공기(工期)를 맞춰야 하는 '속도전'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김정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김정은은 정권 출범 이후 자신이 주도한 '평양 10만호 살림집(주택) 건설'에 이어 '과학자 주택' 등 각종 건설 사업에 집중해왔다. 그런 만큼 이번 사고로 '책임지는 지도자'의 면모를 주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사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지난해 '평양건설건재대학'을 '평양종합건축대학'으로 승격하는 등 '건축'을 강화해 나갈 것을 강조했었다는 점에서 사고 책임자들을 본보기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붕괴 사고 원인에 대해 북한 매체들은 '관리 감독 소홀'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다만 아파트 붕괴 사고는 정치적 사건은 아니기 때문에 '수용소 압송' '처형' 등과 같은 극한 처벌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 등 사고 책임자가 유가족과 주민들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게 한만큼 더 이상 문책은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더불어 김정은이 이번 아파트 붕괴 사고에 직접 나서지 않고 사고 책임자들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향후 사고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 변화는 '마식령 속도' '조선 속도'와 같은 '속도전'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NK에 "김정은이 사고의 후속 조치를 외부적으로 크게 선전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아파트는 '마식령 속도' 선전 때 건설된 것으로 최근 강조한 '조선 속도'에는 큰 영향 없이 '조선 속도' 선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에서 워낙 이번과 같은 사고가 많고, 주민들 앞에서 당 간부들이 고개를 숙여 사과한 것만으로도 권위에 상처가 났기 때문에 특별한 처벌을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럼에도 속도전은 지속해왔는데 이번 붕괴 사고로 속도전을 포기하는 것은 그동안의 모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인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향후 대책도 속도전을 포기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것으로 결국 '보여주기 식(式)' 선전에 불과한 조치만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원수님(김정은)께서 살림집 사고로 인민 걱정에 쪽잠을 잤다'고 선전하는 것은 장성택 처형으로 떨어진 위상을 높이고 '자애로운 지도자'를 부각하려는 선전일 뿐"이라면서 "이런 선전에 적합하다면 관련자들의 처벌을 강화할 듯 보이지만 그냥 조용히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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