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을 잃은 소비에트 조각상을 관람해 보세요. 이 조각상들은 현재 모스크바 한가운데 있는 매력적인 조각 공원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무제온이라고도 하는 폴른 모뉴멘트 파크(Graveyard of Fallen Monuments)는 모스크바의 노천 갤러리로, 구소련 시대의 조각상과 현대적인 공공 조형물이 보관된 곳입니다. 스탈린과 레닌을 비롯한 구소련 시대 지도자들의 흉상을 둘러보고 준엄한 소비에트 현실주의 양식이 개념적인 20세기 증측물과 어떻게 대조를 이루는지 확인해 보세요.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 구소련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정치인과 지도자들의 조각상은 모두 철거되었습니다. 폴른 모뉴멘트 파크는 이러한 조각상을 한데 모아 놓은 보관소가 되었죠. 요즈음 이곳을 방문하면 구소련 시절의 조각상뿐만 아니라 애국전쟁(제2차 세계대전) 시대의 조형물과 공산주의 정권을 비판했던 예브게니 추바로프의 현대 미술품까지 만나볼 수 있답니다.

한두 시간 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700여 점의 공원 조각상을 둘러보세요. 여러 공산주의 지도자 조각상 중에서 블라디미르 레닌, 이오시프 스탈린과 레오니트 브레주네프 등 익숙한 얼굴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곳에 보전된 다른 유명 인사의 조형물 중에는 구소련 시대 비밀 경찰 초대 책임자였던 펠릭스 제르진스키의 조각상도 있습니다. 모든 조각상은 인상적이고 엄격한 전형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스타일로 완성되었습니다. 구소련 시대에 선포된 이 미술 양식은 무려 60년 동안 고수되었죠.

잠깐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러시아의 유명 동화, 할아버지 마자이와 토끼(Grandfather Mazay and the Hares)에서 모티프를 따온 조형물 등 조금 더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조각상을 찾아보세요. 이 조각상은 홍수가 나자 토끼를 거두어 들이는 마자이 할아버지를 묘사하고 있답니다. 공원에 있는 뉴 트레차코프 갤러리에 들러 20세기 미술품도 놓치지 말고 관람해 보세요. 이 갤러리에서 카지미르 세베리노비치 말레비치가 탄생시킨 현대 걸작, 검은절대주의 광장(Black Suprematic Square) 등 대담함이 느껴지는 많은 미술품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폴른 모뉴멘트 파크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만큼 갈 수 있을 때 꼭 방문해 보세요. 폴른 모뉴멘트 파크와 뉴 트레차코프 갤러리 모두 소정의 입장료가 있으며, 근처 옥탸브리스카야(Oktyabrskaya) 역을 통해 도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