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속적인 성장률 둔화, 투자 부진, 수출 마이너스 성장, 외환유출, 증시불안, 은행부실채권 급증, 고질적인 공급과잉, 기업 이익률 저하, 공장폐쇄로 인한 잦은 파업까지. 먹구름이 잔뜩 낀 중국경제에 모처럼 몇 가닥 햇살이 내렸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조사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특히 제조업 생산지수는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도 50.2로 8개월 만에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지난 2월까지의 기업순익도 전년대비 4.8% 증가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났다. 증가폭은 18개월래 최고치다. 오래간만에 나오는 긍정적인 신호였지만, 체감온도는 그리 따뜻하지 않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점차 발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중국경제가 상승세로 전환됐다는 해석은 어렵다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일치된 반응이다. 그렇다면 중국경제는 언제 바닥을 칠 것인가. 최근 중국에서는 바닥신호를 둔 논의가 뜨겁다.
◆중국경제 바닥신호 세가지
중국 국무원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의 전 부원장이었던 류스진(劉世錦)은 상하이(上海)신금융연구원이 발간하는 정기간행물인 '신금융평론'에 글을 게재하고는, 중국경제의 바닥신호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고정투자증가속도의 안정 ▲공급자물가지수(PPI)의 플러스전환과 안정 ▲공업기업의 순이익 증가세 전환 등이 그것이다.
그는 고정자산투자 지표는 수요측면에서의 바닥신호이고, PPI는 공급측면에서의 바닥신호라고 설명했다.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시장이 안정되면, 공업기업의 순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발전연구센터 왕이밍(王一鳴) 현 부주임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고질적인 공급과잉에 더해 금융분야에서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등 경제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부양책에만 의지해서는 안되며, 공급측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지난 5년간의 경제둔화에 이어 최근들어 바닥신호가 하나둘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