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중국동포 간담회

지난해 주먹을 휘두르고 행패를 부리는 외국인 중 절반은 취해 있었고, 이 중 69%가 중국 국적이었다. 외국인 주폭과의 전쟁에서 중국인은 빼놓을 수 없다. 상황이 이렇자, 20일 서울경찰청에는 주요 중국 교민 단체장들과 중국 동포 주요 언론사 대표 등 27명이 모여 경찰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국인들의 음주 폭력을 줄이고, '차오포비아(Chaophobia·중국인 혐오증)'로 확산될 수도 있는 우려를 차단하자는 취지였다.

주폭 척결 동영상 시청으로 시작된 간담회에선 음주로 인해 벌어지는 외국인 범죄의 실정과 대책이 주로 논의됐다. 외국인 범죄에 대해선 내국인보다 더 분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숙자 재한동포연합총회 회장은 "동포들, 물론 돈 벌러 왔다. 나가서 고된 일 하고, 임금 체불도 당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저녁에 모여서 술 먹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길도 귀한동포연합회장도 "동포들이 왜 술을 마시겠나. 장기간 가족들과의 이별로 혼자 사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독감과 고용주와의 마찰이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면서 직접 경험한 중국인 주폭 경험담도 쏟아졌다. 김숙자 회장은 "서울서 식당 5곳을 운영하다 보니 중국 동포 주폭을 많이 접한다. 하루는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중국 동포 3명이 식당에서 '우리 셋이 가서 (고용주를) 죽여버리자'고 모의하는 말을 했다. 그들에게 다가가 한국에도 법이 있으니까 법 지키며 살라 했다. 술 마시고 일어난 감정들이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교민들끼리는 주폭 장면을 목격하고도 눈감아 주는 일이 많다고도 했다. 한 교민 단체 관계자는 "사실 우리가 (같은 동포라고) 신고를 안 해서 그렇지 가리봉 주변에 (주폭) 많다. 소주병 깨고 서로 머리 까는 거 하루에도 수없이 본다. 술은 이성을 무디게 하고 순간적인 초조함에서 벗어나게 한다. 하지만 장기화하면 주폭이 되고, 이들이 범죄자가 되지 않으리란 법 없다. 이들의 생각을 건전하게 분산시켜 줄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들도 한국에 와서 사는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 법과 제도를 잘 이해하고 어려운 일에 빠지지 않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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