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다는 페라나칸 음식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한 페라나칸 음식점. 전통적인 레시피에서 벗어나기 힘든 페라나칸 가정식 요리를 퓨전 방식으로 바꾼 곳으로 음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미슐랭 별도 받았다고 한다. 페라나칸 음식으로는 유일하게 미슐랭 별까지 받았다고 하니 그 맛이 더 기대된다. “이건 크리스피 빈 커드 스킨이에요. 속에 밤과 새우, 돼지고기, 달콤한 소스가 들어있습니다. 이 요리는 양고기 꼬치입니다. 빈 글레이즈 소스를 찍어 드셔도 되고 스위트 소스나 케찹, 마요네즈에 찍어 드셔도 됩니다. 전통 양념을 찍어서 바로 드셔도 됩니다. 쌀밥 한공기, 이거는 윔빔 샐러드예요. 지역 특산 채소에 칼라만시 소스, 캐슈넛, 래디시, 새우를 곁들였습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한상차림이다. “대체로 한꺼번에 놓고 먹는 스타일입니다. 코스에 따라 정해진 대로 먹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음식을 다 놓고 먹고 싶은 대로 전부 다 먹는 방식입니다“ 메뉴마다 독특한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 낯설지만 기분 좋은 매콤한 향이 입안에 감돈다. 퓨전 페라나칸 가정식은 현지인과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더 많은 향신료를 느낄 수 있거든요. 하지만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음식과도 달라요. 이 음식은 맛과 향이 정말 잘 조화됐어요. 진짜 맛있습니다“ 허락을 받고 주방에 들어가 봤다. 이 식당을 책임지는 말콤 리 셰프. 역시 페라나칸인인 그는 할머니로부터 요리를 배웠다고 한다. 요리에 쓰는 향신료와 양념도 모두 직접 만든다.페라나칸 양념에 들어가는 빼놓을 없는 블랙너트다. “여기는 향신료 공간이에요. 중국요리에는 굴소스나 청주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우리는 페라나칸 전통 소스를 사용합니다“ 독특하고 매콤한 향을 만들어내는 페라나칸 기본 양념들이다.“저는 당당하게 페라나칸이라고 말하며 페라나칸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해요. 그와 동시에 음식을 통한 이런 스타일의 문화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매일 먹어도 안 질리는 음식이니 다른 사람들도 이 음식을 좋아할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페라나칸 요리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먹으러 오도록 만드는 중이죠“ 셰프의 노력이 오랜 전통으로 이루어지기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