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대 IT 기업이 실적이 부진한 국영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阿里巴巴), 바이두(百度) 등 중국의 대표 IT 기업이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현대화 조치에 맞춰 국유기업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거나 지분을 인수하기까지 하며 이들에게 새로운 경영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실례로 알리바바 산하 자회사는 최근 중국의 국영 광산기업인 우쾅(五矿)그룹 산하의 우쾅발전주식유한공사에 3억위안(540억원)을 투자했다. 우쾅발전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회사에 알리바바의 타오바오(淘宝)를 벤치마킹한 철강 교역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우쾅그룹의 경우 지난해 상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연간 적자규모가 40억위안(6천8백억원)에 달했다.

중국 최대 정유업체인 시노펙(中国石油, 중국석유) 역시 지난주 알리바바와 협력해 새로운 원자재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시노펙 측은 "회사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에서의 성공 경험을 배우길 원한다"며 "앞으로 빅데이터부터 정보 보안에 이르기까지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두는 지난해 11월 중신(中信)은행과 공동으로 바이신(百信)은행을 설립했다. 이 은행은 바이두의 위치기반 시스템과 행동분석 데이터를 근거로 고객의 신용을 평가하고 사기 위험을 방지할 계획이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东)은 상하이의 의료기업인 상하이시정부 소유의 상하이의약그룹의 전자상거래 사업부 지분 12.5%를 1억5천만위안(265억원)에 인수했다. 징둥은 이를 토대로 약국과 중소형 의료기관들이 참여하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영기업은 이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하고 IT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들간의 협력이 서로간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 및 기업들의 올해 IT관련 재화·서비스 구입액이 1천470억달러(16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14년 1천240억달러(142조4천760억원)에서 15% 이상 늘어난 것이다.

포레스터 리서치 류량(刘亮) 애널리스트는 "중국 주요 기관과 조직에게 있어 디지털 기술로의 전환은 매우 시급하다"며 "향후 국영기업과 IT 기업간의 협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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