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하이난의 바다가 궁금했던 나는 남쪽으로 두 시간 반 정도 달렸다. 눈앞에 펼쳐진 건 하늘 끝 바다 끝. 그야말로 ‘세상의 끝’이라는 ‘천애해각’이다. 기암괴석이 하늘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빚어내지만 고대에는 유배지로 악명 높았다고 한다. 벼랑 끝 동네 ‘애주’ 혹은 ‘귀문관’으로 불렸던 아픈 역사는 먼 이야기가 됐다. 해와 달처럼 서로 기댄 일월석이 아름답다.”일월석은 이 손동작을 표시하죠. 이 손짓은 한국 연예인 황치열이 유행시켰는데, 사랑을 뜻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비유합니다” 친절한 안내원이 진귀한 바위를 또 하나 보여주겠다고 이끈다. “2위안 지폐 뒤에 있는 그림은 남천일주입니다. 바로 우리 앞에 있는 풍경이죠”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남천일주’ 바위는 중국 남쪽 끝의 상징이라고 한다. 바다에 우뚝 솟은 거대한 기암괴석. 그리고 청나라 때 새긴 글씨들은 많은 관광객들의 사진 포인트다. 그야말로 ‘세상의 끝’이 선사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너무 아름답고 즐거워요. 이번에 천애해각에 올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기분이 좋고 이곳 하이난의 공기가 참 좋습니다” 문장가 소동파 역시 7년간의 유배 끝에.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고 노래한 천애해각. 다만 바다와 바위만이 그 오랜 노래들을 기억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