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내가 찾은 곳은 상하이의 무술학교. 고풍스런 건물들로 주위를 감싸고 있는 학교 안은 내 숨소리도 거칠게 들릴 만큼 고요했다. 순간 정적을 깨는 기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중국 무술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이 소림사의 수도승들. 그들은 내 어릴 적 영화 속 주인공들이다. 이소룡 그리고 성룡으로 이어지는 나의 우상들 앞으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악한들의 모습들이 선하다. 무술학교의 막내 샤오싱은 다섯 살.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많은 수련생들 사이로 눈을 땔 수 없게 만들었다. 이곳의 수련생들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학생들. 각자 확실한 자신의 꿈을 안고 찾은 그들에게 지금의 시간이 더 없이 소중하다. 멀리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과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의 애잔함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듯하다. 곧 있을 무술 대회를 준비 중인 그들의 화려하고 힘 있는 공연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