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새벽 네 시. 본격적인 물고기 잡이 행렬이 이어진다. 고맙게도 내게 마차에 탈 기회를 줬다. 그들의 호의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얼음판 위를 한 시간 여 달렸을까. 살을 에는 바람에 얼굴과 발가락까지 얼어붙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어부들이 얼음송곳을 꽂으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사이, 말은 지친 몸을 달랜다. 최소 여덟 명의 장정들과 무거운 어구를 싣고 왔으니 그럴 수밖에. 그물을 내려놓으며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가는데, 그 길이만 무려 2~3킬로미터에 달한다. ""당신들은 어디 사람이에요?"" ""한국 사람입니다."" ""안 추워요?"" ""괜찮습니다."" 말은 괜찮다고 했지만, 살을 에는 추위에 온도가 궁금해졌다. ""영하 10도? 11도 13도"" ""춥나요?"" ""안 추워요."" ""제일 추울 땐 영하 30도까지 내려가요."" ""나는 추워 죽겠어요."" ""안에 입은 게 양가죽이고 양털이 달려 있어요."" 5개월 이상 지속되는 북방의 긴긴 겨울 중, 단 한 달만 허락되는 시간. 일 년 수입의 1/3을 차지한다고 하니,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추위와 사투를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침 7시 무렵,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날카로운 도구로 얼음에 구멍을 뚫기 시작한다. 얼음 두께가 무려 50~70센티미터다. 이 돌멩이를 묶은 줄로 얼음 뚫을 간격을 조정하는데, 손발이 맞지 않으면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이제 뚫어놓은 얼음 구멍과 구멍 사이로 그물 줄을 밀어 넣는 작업을 하는데, 무려 5시간이 걸린다. 장대에 그물을 묶어 얼음 구멍에 밀어 넣으면, 그물이 얼음 밑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양쪽으로 펼쳐진다. 2~3km에 달하는 거대한 그물이 물속에서 물고기들을 포위하면 바로 걷어 올리는 원리다. 2~3km나 되는 그물을 끌어올리다 보니, 이젠 말의 힘을 빌려야 할 때다. 거센 바람을 이기고 말 네 필이 마치 연자방아를 돌리 듯 빙글빙글 돌면서 그물을 끌고 물레를 감는다. 이렇게 그물을 끌어올리는 데만 무려 두 시간이 걸린다. 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땐 열 시간 이상 걸린다니 얼마나 고된 과정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물을 걷어 올리는 긴 시간 동안, 한쪽에선 노릇노릇 익어가는 생선구이가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매콤한 양념을 곁들인 생선구이 맛은 어떨까. ""이것은 강준치입니다. 한번 맛보세요. 맛있어요.“ 그물이 올라오자, 여행객들의 손이 일제히 빨라진다. 처음에 올라오는 작은 물고기는 공짜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물의 끝이 보이자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큰 물고기는 무게를 달아 판매하는데, 싱싱하고 큰 물고기를 사기 위한 여행객들의 눈과 손이 바쁘다. 축제 개막 당일, 사람은 2만 명이 몰렸고, 이 작업 조에서는 물고기를 10톤가량 잡았고 한다. 지난 2008년엔 그물 한 개에 무려 160톤이 잡혀 기네스북에 올라 사람들의 기대가 더 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