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중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미국에 비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지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广州), 창사(长沙), 청두(成都), 시안(西安), 선양(沈阳) 등 7개 도시 주민 1천520명을 상대로 '2015 중미관계발전 대중조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5%가 "미국에 대해 호감이 없다"고 답했다. "호감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0.8%였다.
신문은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54%, 38%로 나타났다"며 "중국인의 미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미국연구실의 차샤오강(查晓刚) 박사는 이에 대해 "현재 중국인들의 대미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라며 "남중국해 갈등과 미·일 동맹 강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인들이 시 주석의 이번 미국행과 관련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미중 관계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였다. 응답자의 50% 이상이 이같이 답했으며 특히 '동중국해·남중국해 갈등'(39.5%), '타이완(台湾) 문제'(24%) 등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고, '중미 투자협정'(16.9%), '인터넷 안전'(13.4%) 등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灿荣) 부원장은 "중국인들이 시진핑 주석의 이번 미국 방문의 핵심을 정확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중미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파트너인가? 아니면 적인가?'라는 관계 설정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자의 37.5%는 설문조사에서 "미국은 중국이 미국처럼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답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퓨 리서치 조사에서 미국인 54%가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미중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에 대해서는 60.2%가 '중국 군사력의 성장'을 꼽았고, 54.7%는 '미중 무역충돌'을, 53.5%는 '중국의 국제환경에 대한 영향력'을 거론했다. 반면 미국인의 경우에는 86∼89%의 응답자가 '중국의 미국 국채 대량 보유', '미국의 실업위기', '중국의 인터넷 공격', '미중 무역충돌' 등을 거론했다.
환구시보는 "80%에 가까운 응답자가 중미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