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8
  • 언어선택
'정&이박' 헤어샵 정해란 원장
근년 들어서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여기 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중국 사업과 생활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이 철수하면서 한국 교민들도 귀국을 하고 중국 동포들은 한국으로 진출하면서 중국 현지 한인사회는 급속도로 축소됐다. 중국의 대표적 코리아타운인 베이징 왕징에서조차 한국 교민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함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다. 온바오닷컴은 중국 사업과 생활, 20년 이상 된 한국인을 만나서 한국인의 지난 중국 진출 역사를 회고하고 현지 한인사회 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하려고 한다. [온바오닷컴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본 영상은 영상입니다. VPN 설치하기 | 윈도우, 안드로이드 ☜ 클릭
베이징의 고위직, 전문직, 부유층 여성과 유명 연예인이 찾는 헤어샵, ‘정&이박’. 차오양구(朝阳区)의 태평양백화점, 시청구(西城区) 진룽대가(金融大街)의 바이성(白盛)점, 쉬안우구(宣武区)의 좡성충광(庄胜崇光)점 등 세 곳의 헤어샵 회원수는 6만명이며 이 중 정기적으로 찾는 회원수가 2만명이다.

‘정&이박’의 컷트 값은 제일 싼 것이 3만원(200 위안)이며 파마 값은 15만원(1천 위안) 정도로 베이징의 일반 헤어샵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 비싼 고가의 헤어샵이다.

'정&이박' 헤어샵 정해란 원장은 96년 중국 베이징에 헤어 디자이너로 진출해서 창업을 하여 성공하는 미용 분야 사업가이다. 중국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헤어샵 중 가장 성공한 헤어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이박’을 아는 한국인은 많지 않다. 처음부터 현지 고객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형성된 베이징 고소득층의 여성들, 소위 '신귀족' 여성들의 인정을 받으며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중국에 언제 왔으며, 그 동기는 무엇있나?
지난 96년 4월에 중국에 왔다. 올해로 만 12년이 지났다. 중국에 오기전 서울에서 5년 정도 헤어디자이너로 일을 했다. 당시 어리고 젊었기에 다른 나라에서 생활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가까운 지인을 통해 중국어도 좀 배울겸 2년 계획으로 중국에 왔었다.

처음 중국에 와서는 베이징의 한국 화장품 회사의 헤어 파트를 담당했는데, 화장품 회사가 문을 닫게 됐다. 우리나라의 IMF 경제위기가 닥친 상황이었다. IMF 때문에 한화 가치가 떨어져 인민폐로 받는 월급은 한화에 비해 2배 이상의 가치로 평가절상돼, 귀국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정&이박’이 고가 마케팅을 펼친 이유는?
베이징에서 5년 정도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를 밑천으로 ‘정&이박’을 열었다. 한국 헤어디자이너로서 자부심이 있었으며 고객 만족도 중요했지만 내가 만족하는 것도 중요했다. 최상의 헤어스타일을 만들어 주기 위해 최선을 다 했으며, 그 만큼의 값어치를 받고 싶었다.
고가 마케팅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헤어샵을 오픈한다고 고객의 반응이 바로 오지 않는다. 중국인은 쉽게 믿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매체를 통한 광고보다는 먼저 경험한 지인의 소개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움직인다. 특히 고소득층의 고객을 상대로 고가마케팅을 펼치려고 한다면 고급 상품이나 서비스를 인정받기까지 길게 봐야 한다.

오늘의 ‘정&이박’이 있기까지 12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현재 진행 중이다.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하지 않았으며, 오픈 후 수익구조가 안정되고 사람이 준비된 후에야 새로운 샵을 열었다. 중국의 임대료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시간과 노력,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감안하고 시작해야 한다.
‘정&이박’의 고객을 통해 본 중국 고소득층 여성의 특징은?
대부분 많은 나라를 여행했으며 영어를 잘 한다. 고가의 질 높은 서비스를 받아서 국내에서도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며 이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에겐 ‘정&이박’의 가격이나 서비스가 특별하지 않다. 다만 자국에서도 ‘정&이박’과 같은 헤어샵에서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해 하는 것 같다.
한국인과 비교해 중국 고객의 특징은?
아직까지는 중국 고객들은 스스로 머리를 꾸미고 손질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머리손질을 잘 하지 않아도 스타일이 사는 헤어스타일을 좋아한다. 기술적인 면에서 더더욱 신경써야 한다. 또한 무조건 외국 헤어디자이너라고 선호하지 않는다. 일부 고객들은 중국 헤어디자이너를 찾는 경우도 많다.
고소득층 공략에 유의해야 할 점은?
중국 일반인을 보고 그들을 판단하면 안 된다. 이미 중국 고소득층은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국제적인 트렌드에 뒤떨어지면 중국 고소득층을 잡을 수 없다. 세계적인 흐름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반영해야 한다.

중국 고객들은 깐깐하며, 머리를 하고 마음에 안 들면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야 할뿐만 아니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중국인은 한국의 미용기술이 매우 선진화됐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한 이와 같은 좋은 이미지를 유지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정&이박’ 고객들이 만족하는 측면은?
고객에게 어울리고, 그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게 가장 중요한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각각의 고객에게 맞는 스타일 찾아주려고 노력한다. ‘정&이박’의 고객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어서, 안정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원한다. 이런 측면에서 만족하는 것 같다.
명품헤어샵을 만들기까지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전문적인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서비스와 기술적인 면이 중요하다. 좋은 미용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부딪히는 직원들의 올바른 마인드와 실천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이제는 규모가 커져서 전문적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과 중국 헤어디자이너의 차이점은?
기본적인 기술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세계 유명 헤어샵이 진출해 기술을 전수하고 있어 실력이 좋은 헤어디자이너도 많다. 다만 전체적인 헤어 트렌드를 읽는 능력과 문화적 이해 수준에 조금 차이가 있다. ‘정&이박’의 한국인 헤어디자이너들은 모두 한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고, 중국인 헤어디자이너의 경우 ‘정&이박’의 교육시스템을 통해 양성된 사람들이다.
‘정&이박’의 시설적인 특징은?
고객이 편안하게 머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헤어샵 인테리어의 이미지와 분위기는 고객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좋아해 갤러리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림은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감수성도 풍부해지는 좋은 도구이다.
관련뉴스/포토 (6)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