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곽재구가 ‘사평역에서’라는 시로 유명해진 것은 남광주역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남광주역에서 눈 오는 겨울 밤, 막차를 기다리며 톱밥 난로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시상을 떠올린 시인은 눈물 어린 인생의 고뇌와 온갖 시름을 시로 풀어냈다. 사평역이라는 가공의 공간을 남광주역에서 찾아냈던 것이다. 남광주역과 함께 있었기에 시골의 온갖 어물과 채소들이 홍수를 이뤘던 남광주 시장은 역의 철거와 함께 예전의 흥청거렸던 분위기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싱싱한 해산물을 사려면 남광주 시장으로! 라는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새벽 2시에서 5시경까지 각 항구와 포구의 어판장에서 들어 온 해산물은 시내의 타 시장이나 식당으로 팔려나간다. 도매금으로 많이 나가고 있는 해산물은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도가 뛰어난다. 그래서 남광주 시장은 횟집이 많이 몰려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른 곳에 비해 값이 싸고 그만큼 싱싱하기에 사람이 많이 찾아 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온갖 야채와 어패류는 풍성해서 상품의 거래는 활발한 편이다. 남광주 역은 비록 철거되었지만 학동 인근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남광주 시장은 참으로 우리 삶의 편리를 위해서 그 존재의 가치가 큰 시장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