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제주항공



[한국경제신문 ㅣ 최유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1등 타이틀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특화된 노선이나 서비스가 없다보니 타이틀 경쟁에 목을 매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진에어는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에서 185만여명의 여객을 실어날랐다고 밝혔다. 해당 노선에서 LCC를 이용한 승객 중 15.2%에 해당하는 수치로 LCC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진에어의 뒤를 쫒는 LCC들은 1위라는 타이틀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점유율에 큰 차이가 없을 뿐더러 기준에 따라 1등의 주인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티웨이항공은 해당 노선의 탑승률 1위를 강조하고 있다. 점유율은 14.9%로 차이가 거의 없고 수익성 측면에선 높은 탑승률이 더 의미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내 모든 LCC들이 취항하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에서 유일하게 연간 평균 탑승률 90%를 넘어섰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제주를 기점으로 가장 많은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도 발끈하고 나섰다. 청주, 부산 등 지방공항과 제주를 연결하는 노선을 포함하면 제주항공의 점유율(15.7%)이 LCC 중 가장 높다는 것.



국제 노선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초 취항'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이스타항공은 청주-상하이 노선을 취항하면서 국내 LCC 최초 상하이 운항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제주-상하이 노선을 운항 중이던 진에어는 LCC 최초 청주-상하이 운항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진에어의 지적대로 최초 취항 타이틀을 바로잡았다.



치열한 타이틀 경쟁은 국내 LCC들의 차별화 부재에서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 LCC들이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렸지만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부산 외에는 이렇다 할 특색이 없다"며 "타이틀 경쟁 역시 이런 상황에서 나온 홍보전략 일환"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이 '1등 굳히기'를 올해 사업전략으로 내건 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선도적 LCC로서 정체성 강화'를 2014년 전략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6~7의 항공기를 도입하고 취항 지역 및 운항 편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매출액이나 운항 편수에서 제주항공이 이미 1위를 달리고 있다보니 경쟁사들은 다른 부분에서 1등 타이틀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올해는 이들과 격차를 벌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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