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B2 중국 매장 모습.
▲ TB2 중국 매장 모습.

얼마 전 중국 상하이 출장을 다녀온 직장인 윤여정씨는 현지 쇼핑몰에 들러 청바지랑 원피스 몇 벌을 샀다. ‘중국 명품’이라고 지인이 소개해줬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못 본 브랜드라 신선한 느낌도 있고, 체형에도 잘 맞았다. 중국 패션 잡지를 보니 마크 제이콥스나 엠포리오 아르마니 같은 해외 고급 브랜드 제품과 같은 페이지에 나와있는 모습에 ‘요즘 뜨는 명품인가보다’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며칠 뒤 무언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득템’한 품목들 자랑을 하다 “그거 몇년 전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브랜드잖아! 한국 브랜드야”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보니 원래 한국 브랜드였고, 현재는 주로 중국 시장에 유통되고 있었다.

한국에선 ‘찬밥’이었던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이랜드, 베이직 하우스 등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 외에도 몇몇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해 해외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섹시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TB2 광고.
▲ 섹시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TB2 광고.
중국 유명 브랜드 소개 통합망인 중국시장품패망(中國時尙品牌網)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청바지 브랜드인 T.B2와 랑시, 더블유닷(W.Doubleudot) 등이 꼽힌다.

T.B2의 경우 한국에선 1990년대 중저가 청바지 브랜드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선 미스 식스티, 트루 릴리전 등 해외 유명 브랜드와 비슷한 이미지의 고가 프리미엄 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등 40개 도시에 매장을 열었고, 오는 10월에는 베이징의 고급 쇼핑몰인 솔라나 블루 하버 플라자에 460m²(139.15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 계획이다. 브랜드 뉴스와 패션 정보가 담긴 동명의 패션 잡지도 발간하고 있는데 20만부 정도 발행한다. 표지 모델로 중국의 국민 배우 장쯔이를 비롯해 2007년 미스월드 1위 장즈린 등이 등장했다.

국내에서 철수했던 랑시(LANCY)는 현지에서 중국 여성복 ‘5대 브랜드’로 불릴 정도로 현지화했다. ‘중국의 아르마니’로 불리는 포츠1961(Ports1961) 등과 라이벌로 분류되기도 한다. 2000년 중국에 진출한 뒤 현재 15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20억원 정도. ‘차이나 패션 위크’ 무대에 지속적으로 의상을 선보이며 ‘명품화’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하는 것도 ‘고급’ 이미지를 주고 있다.







▲ 차이나 패션 위크 무대에 오른 랑시 패션쇼.
▲ 차이나 패션 위크 무대에 오른 랑시 패션쇼.
 
보끄레머천다이징의 더블유닷은 캐주얼 브랜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매출이 좋아 아예 사업부를 중국으로 이전시켰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은 지난 1999년 캐주얼 브랜드 ‘온앤온’의 중국 시장 진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온앤온의 경우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롯데백화점 조사 결과 국내 백화점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캐주얼 브랜드로는 이엔씨·온앤온·오브제·오즈세컨 등이 꼽혔다. 온앤온 보다 더 현지 패션 스타일에 초점을 둔 더블유닷은 광저우와 선전 등에 매장을 운영하며 중국 유명 백화점에서 월평균 7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일찍부터 중국 시장을 개척해 사무실도 현지로 옮기는 등 현지화에 성공한 숨은 브랜드가 꽤 있다”며 “한류 붐과 함께 패션 한류 바람도 불고 있어 백화점에서 해외 명품 군에 포함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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