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숙 더베이직하우스 이사




[한국경제신문 ㅣ 오정민 기자] 여성복 업계가 대형 제조·직매형 의류(패스트패션·SPA) 공습과 불경기란 파고를 만나 고전하는 와중에도 봄을 맞아 '뉴페이스'들이 등장했다. 한경닷컴이 신규 여성복을 이끄는 실장 및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와 만나 브랜드 차별화 전략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패션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인 10대 후반에서 20대 여성 소비자를 위한 영캐주얼 브랜드의 공백기라고 봅니다. 게다가 여성복 불황 여파로 이렇게 신규 브랜드 론칭이 드문 해가 없었죠. 이를 기회로 삼아 '쥬시쥬디'는 더베이직하우스가 10년간 중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서 보여줄 계획입니다."



더베이직하우스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김미숙 해외·신규본부 이사는 "10~20대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입는 '리얼웨이룩'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한국인의 손 맛을 담은 브랜드가 쥬시쥬디"라며 이 같이 밝혔다.
















쥬시쥬디는 원래 중국 시장을 위해 더베이직하우스가 기획한 여성복 브랜드이다. 중국에서 손자회사를 통해 '베이직하우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후 개화하고 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여성복 시장을 겨냥하기로 것이다. 그런데 한국 시장에도 같은 연령대의 시장이 비어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 올 봄 중국과 한국에서 공동 론칭하게 됐다.



쥬시쥬디란 브랜드명은 개성과 상상력으로 패션을 표현해 'Jucy'란 별명을 가진 소녀 'judy'란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패션 플레이 그라운드(Fashion Play Ground)'란 콘셉트로 총 4가지 라인을 출시한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춘 토털 패션과 함께 원스탑 스타일링(one-stop styling)이 가능한 브랜드란 점이 특징이다. 매장 콘셉트도 매장에서 고객이 스스로 연출할 수 있는 '패션 플레이 그라운드'로 잡았다.



김 이사는 쥬시쥬디를 비롯한 베이직하우스의 전체 디자인과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1992년 패션업계에 입문해 여성복 브랜드 '미니멈', '파코라반', '나이스클랍' 등을 거쳐 2005년 더베이직하우스 입사했고, 2013년부터는 해외사업부 이사를 맡았다. 베이직하우스의 중국사업 시작과 함께 한 달에 한번씩 중국에 드나드는 등 일년의 반을 일본과 유럽 등 해외를 돌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김 이사는 쥬시쥬디가 자신 있는 첫 번째 이유로 중국이란 큰 시장에서 쌓은 베이직하우스의 노하우를 꼽았다. 베이직하우스는 2004년 손자회사 백가호시장유한공사를 현지에 설립,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중국 사업은 베이직하우스를 떠받치는 성장동력 노릇을 하고 있다.



이같이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쥬시쥬디를 통해 풀어갈 것이란 포부를 김 이사는 밝혔다. 뛰어난 성장성으로 세계 모든 패션기업들이 탐내는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환경을 이미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패션시장에선 데님(청바지)을 판매하기 위해선 '미스식스티', '디젤' 등 브랜드와 거대한 자본을 갖춘 SPA 등 국내보다 더 다양한 경쟁자들과 겨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직하우스가 중국시장에서 SPA를 비롯한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과 비교해 차별화될 수 있는 비결이 뭐였을까. 김 이사는 '손맛'과 아시아인에 대한 이해도 등을 꼽았다. 청바지를 예로 들면 '디젤', '버쉬카' 등의 디자인을 가미한 브랜드는 체형에 맞지 않고, '유니클로'의 기본형 청바지는 입고 싶지 않은 중국인 소비자 고객층의 마음을 공략한 것이다.



그는 "SPA 브랜드의 피팅모델은 당연히 외국인이고, 중국인들의 체형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인 체형에 맞는 동시에 한국인의 섬세한 '손맛'을 가미한 디자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품의 바느질이 꼼꼼하고 착용성이 좋은 한국패션브랜드의 장점을 살린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파코라반', '나이스클랍' 등 해외라이선스 브랜드를 거치면서 파악한 한국 패션기업 만의 특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중국시장 공략 전법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김 이사는 "과거 다른 라이선스 브랜드 디자인을 맡아 파리 본사에 확인을 받으러 가면 본사 직원들이 몸집이 작은 한국사람을 위한 옷인데 입으면 더 편하다는 점을 신기해했다"며 "특기를 살리기 위해 자수 등 장식물이 덧데어진 손맛을 살린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쥬시쥬디는 남들의 시선보다는 본인의 재미와 표현에 초점을 맞춰 스타일링하는 젊은층 인구가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한 브랜드란 점을 강조했다. 기존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리얼웨이'가 직장용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쥬시쥬디는 모든 일상생활을 염두에 두고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발과 액세서리 등 잡화류 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평했다. 쥬시쥬디는 잡화류 비중을 다른 브랜드보다 높은 20~30%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는 "베이직하우스의 소싱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수공예 자수, 비즈 등을 첨가한 개성적인 신발, 액세서리 등 잡화류를 기획했다"며 "특히 스타일링 완성에 신발이 크게 작용한다고 판단해 개인 아티스트들과 연계해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작업한 그래픽 등을 활용한 특별한 신발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쥬시쥬디는 앞으로도 아티스트그룹 혹은 학교 등과 연계하거나 공모전 등을 통해 참여형 제품을 기획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패션 매거진과 함께 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트사이트(SNS)에 올리는 '셀피(SELFIE)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지도를 넓힐 계획이다.



김 이사는 "중국 진출 초기 당시 현지에서 '니트'는 직접 떠 입은 옷이란 인식이 컸지만 베이직하우스가 거의 처음으로 니트류 옷을 소개해 크게 성공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면서 "소비자 변화에 발맞춘 라이프스타일 영캐주얼로 노후화된 기존 백화점 브랜드와 질이 낮은 SPA 브랜드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매혹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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