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암울한 전망들
지난해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0.75%를 기록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1.57%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5%대로 예상되고 있지만, 린취안(林全) 행정원장 내정자는 올 GDP 성장률 1%를 거두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0.84%로 아시아 4마리 용(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적을 냈다. 대만의 GDP는 지난해 3분기 0.80%, 4분기 0.52% 감소하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블룸버그는 대만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55%로 산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30%P 이상 급증한 수치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대만을 경기침체국가로 분류했다. 암울한 경제전망은 심리와 소비를 위축시킨다. 차이 총통은 경제희망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바닥 떨어진 산업경쟁력
대만은 OEM을 기반으로 한 수출에 기대 경제성장을 이룩해왔다. 2002년 양안간 직접무역이 개방된 후 대만의 제조업들은 인건비절감을 위해 생산설비를 대거 중국으로 이전했다. 핵심부품은 대만에서 제조해 중국으로 수출했으며,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는 방식이었다. 2010년 대만의 대외투자 중 81%가 대중국투자였다.
하지만 중국이 핵심부품들을 싼 가격에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수익모델은 한계에 부딪혔다. 대만의 주요 수출품목이었던 핸드폰, PC, LCD, 석유화학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급속히 신장하면서 대만기업들이 갈 곳을 잃기 시작했다. 상황변화에 따라 기업들이 기민하게 움직였어야 했지만, 대만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했고, 대만 정부는 기업들을 독려하는데 실패했다.
2011년 대만의 1등 브랜드였던 HTC는 브랜드가치가 2011년 36억달러에서 지난해 4억달러로 급감했다. PC브랜드인 에이서(Acer) 역시 같은기간 동안 브랜드가치가 19억달러에서 17억달러로 떨어졌다. 대만의 20대 기업 브랜드가치는 2011년 131억달러에서 지난해 90억달러로 46% 급감했다. 차이 총통은 대대적인 기업의 R&D투자 지원책을 들고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