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신원은 청나라 양식의 문화를 담았는데 저녁이 되면 이곳을 배경으로 두 개의 공연이 열린다. 첫 번째가 대청왕조다. 중국 최후의 통일왕조인 청나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이룩한 나라다. 만주족이 세운 작은 나라가 중화세계를 다스리게 된 숨 가쁜 이야기와 중국 최대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가무가 상징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두 번째 공연 기오풍운은 강대한 제국이던 청나라가 어떻게 쇠락했는지를 보여준다. 청과의 무역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영국은 아편을 밀매했고 청에는 수많은 아편 중독자가 생겨난다. 청의 관리들은 상인들의 아편을 빼앗아 불태웠는데 이를 구실로 영국은 청을 공격한다. 아편전쟁에서 청은 신식군대를 가진 영국을 이기지 못하고 굴복하고 만다. 수많은 중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청은 영국에 굴욕적인 난징조약을 맺어 홍콩을 넘겨주고, 배상금을 지불하는 동시에 다섯 개 항구를 개항하게 된 것이다. 무대는 전쟁이 나라와 개인에 어떤 비극을 안겨주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서구열강의 침략과 이에 저항하는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는 비단 청나라만의 것이 아닌 아시아 공통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나라는 이후 내란과 청일전쟁을 거치며 몰락하고 만다. 100만의 만주족이 1억의 한족을 넘어뜨려 세웠던 개혁의 나라. 안타까운 쇠락이었다. 중국은 현재 중국의 원형을 청나라에서 보는데 원명신원에서도 매일 밤 이 두 개의 공연을 올리며 자신들의 문화적 뿌리를 각성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