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항기 시장 진입… 항공산업 3파전으로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 보잉 대신 中 코맥 선택, 中 파격적 가격으로 성공
"中 자체 민항기 상용화되면 중국시장 통째로 넘어갈 것"


"여객기 분야 듀오폴리(duopoly· 보잉과 에어버스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의미) 시대는 끝났다."(보잉 상용기 부문 대표 짐 알바)

"중국, 글로벌 항공산업 넘버 3."(프랑스 경제지 레제코)

중국이 민간 여객기 제조 분야에서 무섭게 성장하면서 항공산업계의 'ABC 시대'가 열렸다. 유럽 에어버스(A), 미국 보잉(B)이 양분해온 민항기 시장에 중국 코맥(COMAC)이 본격적으로 가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항공기,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지난 20~26일 파리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중국 국영 민항기 제조사 코맥은 유럽 최대 저가(低價)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로부터 중국산 중형 여객기(C919) 200대 구매의향서(MOU)를 받아냈다. MOU 내용은 2013년 이후 라이언에어가 구매할 200대 규모의 신형 여객기 구매 리스트에 중국산 민항기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라이언에어는 코맥이 좌석 200석 규모 중형 여객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파견해 제조 자문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보잉사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라이언에어가 중국 코맥과 손을 잡는 바람에 보잉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라이언에어가 코맥을 선택한것은 보잉사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라이언에어가 예정대로 중국산 여객기를 대량 구매하게 되면 유럽 여행객들이 중국산 여객기를 타고 유럽 전역을 휘젓고 다니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중국은 이미 90석 규모의 소형 여객기 ARJ21-700을 제작, 2008년 11월 상하이에서 첫 비행에 성공한 뒤 세계 항공사를 상대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가격경쟁력 덕에 이미 수주량이 340대를 넘어섰다.







▲ 49회 파리 국제 에어쇼가 열린 지난 21일 한 여성 승무원이 중국 국영 민항기 제조사 코맥(COMAC)에서 생산한 중형 여객기(C919)의 객실 통로를 걷고 있다. 에어버스·보잉이 양분하고 있는 민항기 시장에 중국 코맥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 49회 파리 국제 에어쇼가 열린 지난 21일 한 여성 승무원이 중국 국영 민항기 제조사 코맥(COMAC)에서 생산한 중형 여객기(C919)의 객실 통로를 걷고 있다. 에어버스·보잉이 양분하고 있는 민항기 시장에 중국 코맥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보잉·에어버스, 중국 추격에 불안

C919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좌석 200석 안팎의 중형 민항기 분야를 겨냥한 중국의 야심작. 2014년 시험비행에 들어가고 2016년부터 상업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은 C919의 성공을 위해 지난 1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빅딜을 성사시켰다. 중국이 고속철 기술을 GE에 제공하는 대가로, GE는 중국 측에 C919에 탑재될 통신 및 항법 장치를 공동 개발해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GE는 이 계약의 대가로 항공기 리스업체인 계열사 지카스(GEcas)를 통해 C919 45대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코맥의 자회사를 통해 중대형 여객기용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코맥은 C919가 미국 보잉 737, 유럽 에어버스 320의 경쟁모델이라면서 공공연히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코맥은 또 좌석 290석 규모의 C929, 좌석 390석 규모의 C939 등 대형 민항기 모델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자체 민항기 수요만으로도 민항기 제조사를 먹여 살릴 만한 탄탄한 내수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보잉, 에어버스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도전자다. 코맥이 C919기 본격 양산에 들어가도 초기 몇년간은 연 50대 이상 생산하기 어려워 국내 자체 수요만으로도 100% 판매가 가능하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연료절감형 신형 여객기 개발에 목을 매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가 워낙 빨라 불안한 표정이다. 파리에어쇼에서 만난 유럽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체 민항기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중국 시장은 모두 코맥에 넘어갈 것"이라면서 "국영기업인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이나 에어버스 여객기를 사주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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