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저가항공 에어아시아, 日 재진출…한국에도 합작사 추진

국내시장 경쟁도 힘든데 해외LCC 몰려와 이중고



[한국경제신문 ㅣ 이태명/이미아 기자] 동북아시아 ‘하늘길’을 잡기 위한 항공사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여객 수요가 가장 많은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 간 노선을 두고 기존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간 ‘춘추전국’과도 같은 경쟁이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초 LCC 육성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일본 저가항공사들도 동북아 노선 공략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도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한국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한국 항공업계에선 ‘내부 경쟁 심화’ ‘해외 LCC의 공세’라는 이중고에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동북아 3국 하늘길 잡아라’



동북아 3국의 국제선은 아시아 지역 가운데 가장 붐비는 시장이다. 특히 동북아 3국에서 미주, 유럽 등으로 가는 장거리 노선보다 중·단거리 노선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작년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116%, 한국 노선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한국에서 중국, 동남아로 가는 여행객도 각각 17%, 10% 늘었다. 이에 따라 기존 항공사들과 함께 값싼 비용을 내세운 LCC가 이 지역 국제선 취항에 속속 나서는 추세다.



중국에선 지난 2월 LCC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계획에 힘입어 주위안항공(九元航空)이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주위안항공은 ‘9위안짜리 초저가 항공권’을 표방하면서 연내 중국 국내선에 이어 한국 등 동아시아 노선 취항을 시작한다. 일본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일본공수(ANA)가 지난달 LCC 계열사 바닐라에어를 통해 인천 취항에 나섰고, 일본항공(JAL)도 LCC인 젯스타재팬으로 연내 한국 취항을 시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2015년까지 일본 LCC 시장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에어아시아는 2011년 ANA와 합작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가 작년 10월 사업을 접었는데, 다시 일본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내우외환’의 한국 항공업계



문제는 동북아 하늘길 경쟁의 주무대가 한국이란 데 있다.



지금까지 한국행 정기·부정기 노선을 운항한 해외 LCC는 13개사. 올해 하반기 베트남 비엣젯, 일본 젯스타재팬이 취항하면 15개로 늘어난다. 여기에다 에어아시아도 2010년 이후 꾸준히 한국 시장 진출을 꾀하는 상황이다. 현재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국내 기업과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외국 기업이 LCC 합작사를 세울 때 지분율 25%를 넘지 못하게 규제하지만, 한국에선 지분율 제한이 50% 미만”이라며 “이 때문에 에어아시아가 한국에 합작사를 설립하려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항공주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외 항공사들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국내 LCC 시장도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 LCC가 있다. 5개 LCC의 국내선 점유율은 48.2%, 국제선 점유율은 9.6%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176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12억원 영업적자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LCC를 만들어 기존 일본·동남아·중국 노선을 이 LCC에 맡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에어한성’이란 LCC 설립 움직임도 있다.



국내 항공업계에선 ‘한국 항공업 전체의 위기’라는 우려와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할 구조조정’이란 주장이 엇갈린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 항공사들의 한국 진출은 항공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고 소비자의 가격선택권을 넓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국내 항공사들에는 생존의 문제를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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