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슈파티나트 한 쪽에서는 성인식을 치르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네와르 남자들에게 성인식은 가장 중요한 의식이기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른다고 한다. 하루 내내 이뤄지는 성인식은 오래 살라는 의미로 머리를 깎는 의식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세계의 도시들에서 결혼식은 종종 봐왔지만 성인식은 처음이라 나는 네팔의 특별한 이 의식을 따라가 보고 싶어졌다. 친척들을 모시고 7살, 9살, 11살에 진행되는 성인식은 옷이 필요 없던 시절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다니다가 어른이 되면서 부끄러움을 알게 되고, 그래서 천으로 가리개를 만들어 입는 것을 뜻하는 의식이란다. 신을 모시는 사제가 종교의식을 진행하고 나면 성인이 되었다는 의미로 평생 지니고 다녀야 할 실을 몸에 걸어준다. 그 다음 나무로 만든 활과 화살을 들고 사두처럼 정글로 도를 닦으러 출가하는 흉내를 낸다. 출가를 하는 아이에게 가족들은 쌀과 과일 등을 선물로 주는데 이것은 아이가 신께 바칠 보물이라고 한다. 사두가 되어 평생 떠돌아다닐 아들의 신세가 걱정되는 엄마는 출가를 만류한다. 하지만 성인식을 치른 아이는 가족의 만류에도 사두의 길을 가겠다고 도망치며 가족들의 애를 태운다. 결국 아이는 뒤를 쫓아온 삼촌에게 붙잡혀 마지못해 집으로 돌아오고 부모는 돌아온 아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준다. 성인식의 큰 의미는 사회의 한 일원으로 역할을 잘하도록 사회성을 길러주는 의식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