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장을 빠져나와 울란바토르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자이승 승전 탑의 해발고도는 1,670m.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높다. 전망대에 도착하자, 탑 내부를 빙 둘러 장식돼 있는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벽화에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구소련몽골 연합군이 일본과 독일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모습과 짓밟히는 욱일기 등이 묘사되어 있다. 몽골인들에게는 기념비적인 곳이다. “자이승 승전 탑은 양국, 러시아와 몽골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넘기며 살아온 삶의 부분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역사적 기념비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군인들에게 몽골에서 신성시하는 흰색 천과 우유를 주는 이 그림을 정말 기념하고 싶고, 제 마음에 가장 와 닿는 그림입니다.” 몽골의 역사와 어우러진 풍광이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