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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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해경이 22일 오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30km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30t급 중국어선을 단속하자 선원들이 삽과 몽둥이로 무장한 채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해경은 노영어 등 3척을 나포하고, 선원 3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 [자료사진]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단속하고 있는 한국 해경


중국 어민들이 무차별 조업으로 연안과 근해의 고기씨가 마르자 위험을 무릅쓰고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나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산둥성(山东省) 지역신문 치루완바오(齐鲁晚报)는 지난 1일부터 3개월간 휴어기에 들어간 칭다오(青岛), 다롄(大连) 등 산둥성(山东省), 랴오닝성(辽宁省)의 어업 현황을 소개하고 최근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국가에서 불법조업 분쟁이 끊이지 않는 원인을 분석한 기사를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롄 룽왕탕(龙王塘)항구에 선적한 어선들은 지난달 북한 무장어선의 중국어선 나포 사건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북중 해상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조업을 하고 있다. 휴어기 2주 전에 북한 해역에서 조업한 황(黄)모 선장은 "인근 해역에 물고기 씨가 말라 동경 124도(북중 해상 경계선) 해역까지 나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단둥(丹东) 지역의 선장들은 "지난달 초 인근 해역에서 바지락 잡이를 했을 때는 어획량이 15kg도 안 됐지만 북중 해상경계선 부근에서는 이보다 많은 바지락을 잡았다"며 "시장에서 바지락이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생업을 위해서 안 갈 수 없다"고 밝혔다.

300마력짜리 어선을 소유한 자오(赵)모 선장은 "선원 10명을 데리고 조업하러 나가면 보통 보름 이상 걸리는데 운이 좋아도 2만위안(365만원) 어치의 물고기 밖에 못 잡는다"며 "인건비와 기름값을 빼고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하소연했다.

현지 선주들의 설명에 따르면 그물코가 작은 그물로 무차별적으로 고기를 잡아올려 중국 연안과 근해의 어족자원이 고갈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04년 7월부터 조업용 그물코 크기를 최소 5.4cm 이상으로 정했지만 고기잡이에 사용되는 그물의 대부분은 그물코가1cm도 채 안 된다.

다롄시수산기술보급소 관계자는 "매년 휴어기 때마다 500kg이 넘는 치어가 바다로 나가지만 휴어기가 끝나고 조업이 시작되면 무차별 조업으로 보름도 안 돼 바다의 어족자원 씨가 마른다"고 밝혔다.

산둥성어업해양청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500척이 많은 4천여척의 새우잡이 어선이 조업에 나섰다. 하지만 어획량은 오히려 29%가 감소했다. 해파리도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포획량이 21% 줄었다.

중국 환경발전국제합작위원회의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1990년대 중반 중국 어선 수가 20만척으로 늘어났는데 무차별 조업으로 수조기는 멸종되고 참조기도 치어 위주로 잡혀 경제가치가 낮아졌다.

10년 넘게 해당 해역에서 조업해 왔다는 황(黄)모 선장은 "이번 북한의 중국 어선 나포사건은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부각된 것일 뿐, 다른 유사 사건은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며 "어민들 사이에서는 만약 누군가 그런 일을 당하면 그저 운이 없다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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