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금융과 기술을 결합시킨 이른바 '핀테크(FinTech)'로 전세계 미래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티그룹(Citigroup)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IT 금융기업이 이미 현지의 주요 은행에 필적하는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알리바바(阿里巴巴)에서 운영하는 금융계열사인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 중국명 蚂蚁金服)을 꼽았다. 앤트 파이낸셜은 현재 4억5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알리페이(중국명 支付宝)를 비롯해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인 위어바오(余额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알리페이의 경우 일종의 온라인 신용카드로 중국의 왠만한 도시에서 스마트폰의 QR코드 스캔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며 타인에게도 간편하게 이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알리페이 사용자는 자신의 위어바오를 통해 얻은 이윤을 자신의 계좌로 보내거나 투자수익이 높은 금융상품에 추가로 투자할 수 있다. 알리페이에서 제공하는 신용등급을 통해 대출 수속도 일반 은행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알리바바가 설립한 인터넷 전용 은행인 ‘마이뱅크(MYbank, 浙江网商银行)’도 설립 이후 올해에만 87만건의 대출을 했고, 평균 대출액은 6천1백달러(724만원)에 달했다.

웨이신(微信)으로 유명한 텐센트(腾讯)도 현지 온라인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사용자 수가 무려 7억6천2백만여명에 달하는 메신저인 웨이신을 모바일 결제 시장 공략의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위뱅크(WeBank)를 설립했다. 스마트폰 번호와 사회보장번호, 사진만 있으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소액 대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WSJ는 "이같은 중국의 온라인 금융 발전속도는 미국보다 한참 빠르다"며 "삼성, 애플 및 구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온라인 금융에서만큼은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다양한 기술표준을 채택하고 있다보니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Walmart)가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이다. 또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4분의 1만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알리바바나 텐센트는 아직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해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막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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