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후이성으로 오게 한 황산. 드디어 나는 황산 입구에 이르렀다. 황산은 중국 10대 관광지 중 하나로 4개현과 5개시에 걸쳐 있고 199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황산대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자광각.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황산 산행과 관련된 정보들을 얻게 된다. 황산은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동해, 서해, 북해로 나뉘는데 황산대문과 온천이 있는 남쪽은 산행과는 관련이 없다. 나는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산 밑에 있는 비취곡을 찾기로 했다. 이곳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와호장룡’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정인곡’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비취곡의 테마는 사랑이다. 계곡 입구에서 사랑 애자로 가득한 비석을 볼 수 있는데 모두 99개의 글자가 쓰여져 있고 100개를 채우기 위한 한 글자는 비취곡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고 한다. 비취곡의 물빛은 말 그대로 비취색, 옥색을 띠고 있다. 기대했던 것만큼 사람을 압도하는 규모와 아름다움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계곡을 따라 걷는 약 한 시간의 산책은 충분히 즐거웠다. ‘정인’과 함께라면 아마도 그 즐거움은 두 배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