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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문제의 '물 휘발유'에서 발견된 물이 통에 담겨 있는 모습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 中石化)이 '저질 휘발유'도 모자라 휘발유에 물을 타서 판매해온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원저우(温州) 시민 천(陈)모씨는 시노펙 시산(西山) 주유소에서 3백위안(5만원)어치를 주유한 후, 시동을 걸고 주유소를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차 시동이 꺼졌다.

몇번이나 재시동을 걸었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자 결국 천씨는 수리업체를 불렀다. 수리업체는 차체를 전체적으로 점검한 뒤, 휘발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는 차 내 휘발유를 뽑아낸 결과 무려 1천2백ml에 달하는 물이 검출됐다.

천씨는 "이날 리터당 6.93위안(1,151원)짜리 휘발유로 3백위안어치를 주유했으니 휘발유 양으로는 43리터를 주유한 셈이다"며 "검출된 물의 양을 리터로 환산하면 휘발유 내 물 함유량이 2.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수리업체 관계자는 "물이 섞인 휘발유를 넣고 시동을 켜면 엔진에 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리 수리를 해도 차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시노펙에서 이런 '물 휘발유'를 판매했단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천씨 외에도 7대 차량이 이 곳에서 주유한 이후 시동이 꺼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일부 차량은 엔진에 물이 들어가 차체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노펙측은 피해자들에게 배상급을 지급하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저질 휘발유'도 모자라 이젠 휘발유에 물을 섞어 판매하냐"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시노펙은 즉각 '술값 파문', '초호화 호텔 건설' 등 그간 있었던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죄를 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노펙 관계자는 "어떤 경로를 통해 '물 휘발유'가 공급됐는진 모르겠지만 분명 우리측 문제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여온 원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시노펙을 음해하려는 세력의 방해 공작이다"며 "현재 해당 주유소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노펙은 지난 4월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후난(湖南)성 웨양(岳阳)시에서 불순물이 대량 섞인 '저질 휘발유'를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고장난 차량 1만대의 수리비를 전액 배상하는가 하면 주가도 대폭 하락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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