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어린이 감기약서도 '독음료' 성분 검출 충격
홍콩서도 혈액 검사 받은 시민들 중 99%가 DEHP 양성 반응

얼마전 타이완(台湾)에서 적발된 '독음료' 성분이 다른 식품에도 포함됐을 뿐 아니라 홍콩의 대다수 시민 혈액에서도 관련 성분이 검출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광저우(广州) 지역 인터넷매체인 다양왕(大洋网)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에서 일부 음료와 유산균 제품에서 적발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i-EthylHexyl Phthalate, 이하 DEHP)' 성분이 포함된 식품이 무려 5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EHP 성분이 검출된 식품들 중 어린이들이 자주 먹는 시럽 감기약에서 대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타이완 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다수 부모들은 "음료나 유산균 제품에 DEHP가 첨가된 것은 이해하지만 어떻게 어린이들이 먹는 감기약에까지 DEHP가 들어갈 수 있냐"며 "이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어떻게 먹여야 하느냐"며 분노했다.

홍콩도 '독음료' 파문에 비상이 걸렸다. 홍콩 다궁바오(大公报)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홍콩침례대학(浸会大学, HKBU)에서는 시민 200명을 무작위로 선별해 혈액 샘플을 추출한 결과, 시민 중 99% 혈액에서 DEHP 양성 반응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침례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2개월간 시민 300명의 혈액 샘플을 추출해 검사했을 때도 200명에 달하는 시민 혈액에서 'DEHP' 성분이 검출된 바 있다"며 "이번 '독음료' 파문을 통해 타이완에서 들여오는 수입 식품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어떻게 어린이 감기약에서도 독극물이 검출될 수 있냐?”, “문제의 감기약을 내 아이가 먹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만 있을 수 없다", "얼마나 오랜 기간 문제 제품이 유통됐으면 검사를 받은 시민들 중 99%에게서 DEHP 성분이 검출될 수 있냐" 등 놀라움과 함께 충격에 빠졌다.

타이완 식품약물관리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확한 경위 파악은 안 됐지만 일부 약품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DEHP 등 불법 첨가물을 첨가해 감기약을 제조한 것으로 보이며, 홍콩에서도 문제 제품이 장기간 대량 유통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사실에 대해 좀 더 엄중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위생부는 “다행히 아직까지 피해 보고가 없었지만 식품안전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타이완 내 20여개의 국립병원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으며, 현재 유통되고 있는 문제 약품들을 수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위생부는 또한 유통업체들에게 “문제의 약품과 스포츠 음료, 과일 음료 등 5가지 식품제조업체에 대해 '안전검사증명서'를 발급받을 것을 지시했으며, 이를 어기고 상품을 유통할 경우에는 엄벌에 처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타이완식품약물관리국의 27일 발표에 따르면 타이완에서 판매되는 일부 음료와 유산균 제품에서 섭취시 생식 기능을 저하하고 암을 유발하는 DEHP 성분이 검출됐으며, 문제의 제품이 중국, 필리핀, 베트남, 미국 등으로도 대량 수출돼 파문이 일었다. [온바오 D.U. 전승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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