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로 잠입해 2년간 서울 강남 등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검거된 중국 칭다오 지역 폭력 조직 흑사회의 부두목 루촨보. /서울경찰청 제공



살인미수 등 혐의로 중국 경찰의 추적을 받다 국내로 도피한 중국 거대 폭력조직의 부두목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0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내연녀의 아파트에서 인터폴 적색수배자 L(45)씨를 붙잡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했다고 11일 밝혔다.



인터폴 적색수배자는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해 190여개 인터폴 전 회원국에 체포·강제송환 대상으로 통보된 피의자를 뜻한다.



경찰에 따르면 L씨는 2000년부터 국내 잠입 직전까지 칭다오(青岛) 지역에서 중국 최대 폭력조직의 부두목으로 활동했다. L씨는 중국 공안의 집중단속으로 두목이 체포되자, 두목을 대신해 조직을 이끌었으며 살인미수·중상해·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중국 공안의 집중 추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L씨는 중국 공안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2011년 5월 25일 단기 관광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잠입해 불법체류 상태로 도피생활을 해왔다.



국내 체류기간에 L씨가 저지른 범죄행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별다른 경제활동 없이 도피에만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에는 같은 조직의 부하 D씨를 국내로 들어오도록 해 도피자금을 지원받는 대담함도 보였다. D씨는 특정 지역에 5억원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도록 한 국내 투자 이민제도를 이용, 제주도의 한 복합리조트 단지에 수억원을 투자하고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D씨는 지난달 4일 인천공항에서 상하이로 출국하기 위해 수속을 밟던 중 경찰에 붙잡혀 중국으로 추방됐다.



L씨는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 7∼8명의 도움을 받아 서울 강남·잠실과 인천 송도지역에 보증금 5천만∼8천만원, 월세 250만∼300만원짜리 고급 아파트·오피스텔을 마련하고 거주지를 바꿔가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또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의 명의로 부동산을 계약하고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도피생활을 도운 주변 인물 수사를 통해 L씨의 은신 장소를 확인하고 10여 일간의 집중 탐문 수사를 통해 내연녀의 주거지에 숨어 있던 피의자를 붙잡았다.



L씨는 관련 규정에 따라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조치 이후 중국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L씨의 도피생활을 도운 주변인물에 대해 범인은닉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해외 사법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 잠입한 도피 사범에 대한 체포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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