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청두시 공직자 아파트 단지 경비실에 맡겨 놓는 선물 상자 수가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시진핑(习近平)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 운동을 지속함에 따라 국경절 연휴기간 선물 주고받기가 급감하고 값비싼 술의 매출이 줄자, 가격을 내리는 등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났다. 관광지가 예년처럼 초만원 사태를 빚은 가운데 무질서 행위가 반복되면서 장기 휴가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쓰촨성(四川省) 지역신문 화서도시보(华西都市报)는 "국경절 연휴 기간 청두시(成都市)의 공직자 가족들이 사는 여러 아파트 단지 경비실을 확인한 결과, 다른 사람이 공직자 가정에 전달하기 위해 경비실에 맡겨놓거나 배달시킨 선물 상자가 급감했다"고 전했다.



또한 "선물 내용도 고급 술·담배 대신 과일 등 '서민적인' 물품들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최고의 시인 두보(杜甫)가 살았던 곳으로 알려진 청두시 환화시(浣花溪) 주변 공직자 아파트의 한 경비원은 "집에 사람이 없을 경우 선물을 가져오면 경비실에 놓도록 하고 있는데 올해는 변화가 크다"며 "지난해는 선물을 갖고 오는 외래객이 주차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으나 이번 국경절에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일환으로 공금을 이용한 선물 주고받기가 금지됨에 따라 마오타이(茅台), 우량예(五粮液) 등 고가 바이주(白酒) 제조업체는 매출이 줄자, 가격을 내려 판촉에 나서기도 했다.
















▲ 창사 카이푸완다광장 지하 1층 매장에 전시된 마오타이. 시중 가격보다 싼 98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창사시(长沙市) 지역신문 창사완바오(长沙晚报)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개장한 카이푸완다(开福万达)광장 지하 1층 매장에서는 52도 우량예와 53도 페이톈(飞天) 마오타이 등(500㎖ 기준) 주류가 시중 가격보다 2~500위안(3만6천~9만원)이 싼 688위안(12만원), 980위안(17만1천원)에 각각 판매됐다.



또한 다른 대형 매장에서도 이들 고가 술에 대한 할인 행사가 진행됐으나 이를 사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한 병에 100위안 이하의 와인을 찾는 손님들이 줄을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링허우(80后,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인 왕(王) 모씨는 "국경절 기간에 연 동창회에서 대부분이 와인이나 맥주를 좋아했다"면서 "1970년대 이전 출생한 남성들은 주로 값비싼 바이주(白酒)를 마셨으나 요즘은 선택폭이 많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새 지도부가 부정부패, 허례허식 척결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가 술을 마시는 세태도 달라지면서 오르기만 하고 내려갈 줄 몰랐던 고가 술의 가격이 점차 내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 휴가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반관영 통신 중국뉴스넷(中国新闻网)은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유명 관광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관광길이 '경치 감상'이 '사람 구경'으로 전락했다"며 "국경절 관광길이 '휴가 즐기기'보다 '고생 여행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 휴가 기간 씀씀이가 늘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데다 곳곳에서 문화재 훼손, 기물 파손, 공짜 입장 등 오래 전부터 지속돼 온 비매너 에티켓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여행과 휴가의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짜증이 늘고 황금휴가의 질적인 만족도가 낮아져서 국민 복지 측면에서 장기 휴가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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