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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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낫을 들고 설쳐







▲ 법정에 나온 왕파이즈(王排芝) 할머니.
중국 베이징 화이러우(环肉)구에 사는 84세의 할머니가 할머니의 폭력(?)을 견딜 수 없다는 88세의 할아버지에게 황혼 이혼을 당하게 생겼다.

지난 19일 88세의 류완청(刘万成) 할아버지는 베이징 화이러우법원에 부인 왕파이즈(王排芝) 할머니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법정에 나온 할머니는 “이혼하자면 해야지! 그 대신 집 세 채는 내게 줘야해”라며 울먹였다.

류 할아버지에 따르면, 그가 부인 왕 할머니에게 이혼 소송을 낸 이유는 할머니의 가정 폭력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올해 88세로 여전히 건강한 편이고, 젊었을 때 항일전쟁에 참가한 적이 있어 훈장도 많이 받았다. 첫 번째 부인이 세상을 떠난 후, 현재의 부인인 왕 할머니와 결혼한 것은 1998년으로, 지금까지 두 부부는 탈 없이 잘 살아왔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경의 어느 날 왕 할머니가 한 밤중에 낫을 들고 할아버지를 구타해 할아버지의 왼쪽 어깨가 골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류 할아버지는 법원에서 “그 때 입은 상처가 아직도 흉터로 남아 있다”며 당시 입은 상처를 보여 주고, “싸운 것도 아니고, 왜 때렸는지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왕 할머니의 변호인은 “두 사람은 1987년부터 사랑하기 시작했고, 1992년부터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정이 깊으며, 왕 할머니는 류 할아버지의 두 형의 임종을 지켰다”며 이혼 요구가 정당하지 않다고 변호했다.

또한 변호인은 “두 사람은 이제껏 싸운 적 없이 잘 지내왔을 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불편한 몸으로는 도저히 사람을 때릴 수 없다”며 할아버지가 이혼을 원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이 두 사람에게 대화의 시간을 주자, 류 할아버지는 왕 할머니에게 “우리는 너무 늙어서, 나도 당신을 보살필 수 없고, 당신도 나를 보살필 수 없으니 이혼 합시다”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정말 이혼하고 싶어요?”라며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이혼 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할머니는 다시 “이혼하자면 해야지, 그 대신 집 세 채는 다 내게 달라”며 울먹였다. [온바오 베이징 한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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