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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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차이니즈 5월 19일 기고문】
무춘산(木春山) BW차이니즈 칼럼니스트
"김정은의 '제2의 최룡해'는 누가 될 것인가?"

[번역 온바오닷컴] 어느 친구가 웨이신(微信, 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필자에게 북한인사, 그 중에서도 정치국 후보위원에 대해 다시 한번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필자는 이전에 후보위원에 대해 사실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익숙한 이름 두 개를 발견했다. 하나는 리병철이고 하나는 리영길이다. 리영길의 경우, 사실 많은 언론이 그에게 주목한 이유가 한국 언론이 지난 2월초 국가정보원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군 총참모장인 리영길이 이미 처형당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처형된 원인은 종파주의, 비리, 권력남용 등이 꼽혔었다.

하지만 북한 노동당 제7차 당대회 중앙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은 김수길, 김능오, 박태성, 리용호, 임철웅, 조연준, 리병철, 로광철, 리영길 등이었고 리영길은 이들 중 마지막에 자리했다. 여기서 리영길은 아직 살아 있을 뿐 아니라 괜찮게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리영길은 2012년 중앙위원이 아니었으며 2013년 군사령관 중 한명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해 갑자기 총참모장으로 승진했고 올 들어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다. 이는 로켓의 속도처럼 빠른 시간 내 중심 심복 중 한명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영길의 순위가 정치국 후보위원 중 마지막 자리에 위치한 것이 재미있다. 아마도 이는 그가 총참모장 시기에 뭔가 잘못했다고 미뤄볼 수 있다. 때문에 리명수가 총참모장을 대신한 것이다. 리영길은 다시 총참모장 자리로 복귀하지 못한 채 실종됐고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갑자기 제7차 당대회의 역사적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 비록 잘못했지만 김정은이 관대하게 봐주고 다시 승진할 기회를 줬음을 보여줬다.

이는 김정은의 인사구도에서 아마도 새로운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리영길이 중앙위원회 고위급 관리에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서 움직이게 한 것은 일종의 사면이기도 하다.

이제 리병철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이 인물도 주의깊게 볼 가치가 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김정은의 또 하나의 충신으로 제2의 최룡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12월, 북한의 인사변동에 매우 민감한 한국 언론은 "북한의 공군사령관이 이미 바뀌었다"며 "전 공군사령 출신이자 2개월 전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승진한 리병철의 직위가 '노동당 중앙지도자 동지', 즉 당 간부가 돼 승진했다"고 전했다. 당시 필자가 판단하기에 북한은 올 초부터 북한 내 인사조정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여겼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 동아일보는 "북한 관영 언론은 김정은이 제458부대를 시찰할 당시 공군사령관 이름이 최영호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전의 공군사령관은 리병철이었다. 이외에도 조선중앙통신이 게재한 사진에는 리병철이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는데 이는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군복이 아니다. 이 두가지만 봐도 북한 공국의 고위층 지도자가 교체됐음을 보여준다.

필자는 북한 '로동신문'의 관련 보도에서 최영호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리병철을 언급할 때 '노동당 중앙 지도자 동지'로 바뀌어 있었으며 순위도 오일정, 한광상 등 두명의 노동당 중앙부부장 다음이었다. 여기서도 리병철이 사령관 자리에서 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인사변동에 있어 사실 그다지 많은 관례가 없으며 임기기간도 일정하지 않다. 때문에 리병철이 공군사령관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신구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볼 수는 없지만 두 가지는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에 있어 여전히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규율화된 인사제도가 아직까지 마련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지도자의 의지에 의한 정치가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김정은의 북한 내 장악력이 여전히 안정적이고 강대해졌다는 점이다. 인사조정에 있어 강력하게 주도하는 지위는 흔들림 없다.

리병철 직위의 변동은 그가 점차 김정은의 중시를 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공군 역시 김정은 시대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북한은 일관적으로 공군을 매우 중요시 여겨왔다. 현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북한 인민군 원로 중 한 명인 오극렬은 공군사령관을 역임했었다. 비록 오극렬은 이미 실권을 장악하지 없지만 이같은 명예적 지위는 김정은이 공군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외부세계는 리병철에 대해 그다지 많이 알고 있지 않아 일부 언론은 리병철(李炳哲)을 리병철(李炳铁)로 잘못 표기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외부세계는 리병철이 2008년 공군사령관이 된 이후부터 알기 시작했으며 그 때부터 6년간 공군사령관 직위를 유지했다. 북중 언론은 그해 리병철이 군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당시 국방부장이었던 량광례(梁光烈)과 회동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언론은 리병철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중국의 전투기인 젠-10 구입 의사를 밝히고 북중 양국 공군간의 교류를 협의하기 위한 막중한 임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병철에 대한 중시는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지난 2010년 4월, 김정일은 리병철을 대장(大将)으로 승진시켰고 5개월 후에는 김정은, 김경희, 최룡해 등이 대장이 됐다. 2011년 8월에는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모든 일정을 함께 수행한 인물 중 한명이 리병철이었다.

김정은 집권 후 공군을 자주 시찰하는 것은 아마도 리병철에 대한 태도가 적극적이면서도 긍정적인 것과도 연관이 있다. 북한 언론은 심지어 김정은이 항공부대 비행 훈련을 직접 지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4년 9월, 북한 국방위원회 인사 조정에서도 리병철은 위원으로 추가 승진했는데 이는 또 한번의 승진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리병철은 북한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 그룹인 국방위원회의 유일한 사령원(司令员, 사령관)이 됐다. 당시 이같은 인사이동에 대해 김정은이 향후 공군 및 관련 분야를 더욱 중요한 지위에 올리고 전략미사일 등의 발전도 가속화시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공군은 북한의 향후 정치체제에서 아마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은 2016년 수소폭탄 폭발 실험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유공자 기념 촬영에서 리병철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신분은 당내 간부로 군복은 입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서 리병철은 당시 군사분야에서 전략부대 건설에 역량을 발휘했고 김정은도 이에 특별히 관심을 가졌음을 말해준다. 역시 기념촬영에 참석한 리만건도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리만건은 군수를 담당했으며 전략부대 건설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다. 승진 속도를 보면 큰 공을 세웠음을 볼 수 있다.

리병철이 군복을 벗고 노동당의 지도자 동지가 된 것은 아마도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내 직무를 이미 장악해 관료들에게 명예를 주는 동시에 권력을 점차 분산시키는 인사제도를 실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군대 인사권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장악하고 있고 새로운 충신을 만들 수도 있다.

앞선 예가 바로 최룡해이다. 최룡해는 2014년 4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했고 한달 뒤 군대직무는 황병서로 대체돼 노동당 중앙 상무위원회와 서기국 서기 직무만 담당했다. 같은해 9월 부위원장이라는 칭호도 바뀌어 북한 체육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당시 필자는 리병철이 '최룡해 모델'대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9월 국방위원회에 입성한 후 군대 직위에서는 해임됐다. 향후 몇개월간 국방위원회 위원 직무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것이며 그 후 북한 관영언론은 그의 노동당 내 새로운 직위를 공개할 것이다. 이같은 모델은 분명 분석한 그대로이다. 현재 리병철의 직무는 조선(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리병철이 여전히 군복을 입지 않은 것을 보면 이후 걸어갈 길은 최룡해 식의 승진 노선을 걸어갈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필자는 여전히 이같은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최룡해가 군복을 벗었음에도 여전히 중용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병철 역시 군복을 입지 않은 채로 김정은의 두터운 신하가 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리병철은 아마도 북한 인민군 내 권력 핵심의 3대 인물이 될 것이며 김정은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제2의 최룡해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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