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10일 공개된 중국의 6월 무역수지는 3년 만에 최고 수준의 흑자였지만, 수입이 너무 많이 줄어 나타난 불황형 흑자였다. 수입 증가 폭은 전년대비 6.3%로 전달(12.7%)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29개월 만에 최저였다.

중국의 경기 둔화 모습이 확실해 질수록 투자자의 관심은 추가 부양책에 쏠린다. 이미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달라졌다.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릴 정도로 몸이 달았다. 지난 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상대적으로(relatively)’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중국 경제가 큰 하방압력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가 부양에 나설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 中 정부 내수부양책 소용없었나… 경기전망 어두워

전문가들은 중국이 그동안 꾸준히 내놓은 내수부양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CNBC는 “중국의 6월 수입량이 줄고, CPI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중국의 내수가 둔화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선 준웨이 HSBC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내수가 둔화하고 재고가 누적되면 재고정리 압력이 커져 수입 물품에 대한 수요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강국인 중국은 이미 수출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2010년 연간 수출 성장률은 20%에 달했지만, 올해 중국 정부의 연간 수출 성장률 목표치는 10%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무역 파트너의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6월 무역수지에서 수입·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기대보다 더 악화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가 지난주 진행한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의 성장률을 7.6%로 전망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7.5%로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 이래 최저치다.

◆ 통화정책·재정 지출 확대 고르게 내놓을 듯

이번 주 2분기 GDP 성장률 발표를 기점으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미세 조정(fine-tuning)’이란 용어를 사용해 온 원자바오 총리가 “정부가 적극적인 방법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는 조치는 추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제2의 부양엔진 가동하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작년 12월 이후 3차례 지준율을 인하했지만, 대형은행 지준율은 20%로 여전히 높다”며 “올해 안에 지준율을 2차례 정도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안정돼 통화완화정책을 사용할 여건이 됐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카드는 공공부문 투자 촉진 등 재정 지출 확대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5월말 소비보조금 지급, 투자촉진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급 정책을 유지하면서, 개인 소득세·수입 소비품 관세인하 등 감세를 활용한 간접 지원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이철용 LG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 들어 중국 발전개혁위원회의 투자 프로젝트 승인 건수가 급증했는데, 공공사업 분야가 79%”라고 분석했다.

FT도 전문가들이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 재정 지출 확대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FT는 “중국 정부 관료들은 4조 위안을 풀었던 2008년처럼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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