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창저우 신도시에 위치한 주택단지



중국 지방정부가 실제 입주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신도시 건설에 열을 올려 겉모습은 그럴듯 하지만 실제 주민은 없는 이른바 '유령도시(鬼城)'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라디오방송넷(中国广播网)은 장쑤성(江苏省) 창저우시(常州市)와 랴오닝성(辽宁省) 톄링시(铁岭市)를 사례로 "신도시 개발의 폐해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쑤저우(苏州), 우시(无锡)와 함께 장쑤성에서 가장 경제가 발달한 곳인 창저우시는 최근 몇 년 동안 신도시에 대규모 신규주택을 지었으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 거래가 실종된 상태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집값이 정체되자, 신도시에 집을 분양받으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신도시 개발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도 토지 수용과 이주 과정에서 이미 보상 주택을 받은 탓에 수요를 늘리는 데는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창저우시 측은 신도시를 건설하면 주변 지역에서 상당한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이 곳의 외지 유입인구는 170만명으로 상주인구의 3분의 1에 달하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교육과 소비 수준이 낮고 사실상 주택 구매 능력이 없는 농민공들이다.



중국부동산데이터연구원 관계자는 "도시의 인구가 늘어나도 투자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이 대거 유입되지 않으면 신도시 건설과 집값을 지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창저우시의 신도시에 이미 지어 놓은 신규 주택이 소진되려면 앞으로 최소 1년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봤다.



랴오닝성 북부에 위치한 톄링시도 마찬가지이다. 도시 전체 면적이 1만3천km², 상주인구는 50만명인 톄링시는 근년 들어 신도시를 중점 건설했는데, 현재까지 상주인구는 10만명도 안 된다.



이같은 '유령도시'는 창저우 뿐 아니라 네이멍구(内蒙古)의 오르도스(鄂尔多斯), 저장성(浙江省) 원저우(温州), 랴오닝성(辽宁省) 잉커우(营口) 등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서남부의 한 현(县)급 도시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추진해 10만가구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했는데, 이 곳의 총인구 수는 30만명에 불과해 앞으로 15년이 지나야 신규주택이 모두 분양될 전망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도시개혁발전센터 연구팀이 12개 성(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성의 각 성도(省都)는 평균 4.6개의 크고 작은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도 다음으로 큰 규모의 도시인 144개 지(地)급 시도 평균 1.5개의 신도시 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수요·공급을 무시한 채 막대한 대출을 받아 신도시 건설을 계속 강행할 경우, 지방재정 악화는 물론 국가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시장원리로 보면 절대로 벌일 수 없는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정부가 많다"며 "신도시에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주거 지역 이외에도 산업용지를 넓게 잡아 놓고 있지만 실제 기업 입주 수요를 훨씬 초과한 곳이 많아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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