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고대도시가 바닷가나 그 인근에 세워지는데 특이하게도 산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도시가 있다. 산 중턱에서도 한참을 더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이곳이 바로 전사들의 도시, 테르메소스다. 알렉산더 대왕마저도 정복을 포기한 도시가 바로 여기다. 정상 부근에 있는 여러 개의 커다란 물 저장고는 이 도시의 규모를 짐작케 해준다. 높은 산위에 세워진 도시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 번의 지진으로 인해 폐허로 변했다고 한다. 테르메소스의 원형극장은 특별하다. 4,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간 크기의 건물이지만, 여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으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무너진 극장건물 사이로 오히려 산 아래 골짜기의 모습을 시원하게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한때 떠들썩한 함성소리와 박수소리로 가득했을 객석에는 이제 수풀이 우거져있어 쓸쓸함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