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기 크메르 왕국의 수도였던 앙코르 톰을 다시 찾았다. 100만 명의 인구가 살았던 거대한 도시 앙코르 톰을 제대로 보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4만 마리의 코끼리 부대가 수비를 맡았던 성의 정문에는 거대한 관세음보살상이 조각돼 있다. 둘레가 13km에 달하는 8m 높이의 성벽은 원숭이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12세기, 당대에 세계 최대의 규모였던 성안으로 툭툭의 대열이 이어진다. 왕과 귀족들이 살았던 성안의 중심부에 거대한 건축물이 솟아 있다. 바이욘 사원이다. 탑의 윗부분에 관세음보살의 얼굴이 조각돼 있고 1층 벽에는 길이 1.2km의 세계 최장 벽화가 새겨져 있다. 폰레삽 호수로 쳐들어 온 베트남계 참족을 물리치고 왕국을 새로 건설한 자야바르만 2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 왕이 된 자야바르만 7세. 불교를 국교로 선포하고 앙코르 톰을 건설한다. 스스로를 관세음보살로 믿은 왕은 바이욘 사원에 54개의 탑을 세우고 자신의 얼굴을 새겨 넣었다. 힌두의 나라에서 부처의 나라로 바뀐 것이다. “사원과 탑에 관세음보살을 조각했는데, 불교의 자비와 자애로움을 전파하기 위해서였어요.” 바이욘의 돌탑사이를 걷다보면 전통복장을 한 사진모델들이 나타나 즐거움을 더해준다. “굉장해요. 사람의 힘으로 지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외계인이 와서 지은 것 같아요.” “미국보다 훨씬 나아요. 미국에는 이렇게 아름답고 역사가 오래된 유적이 없어요.” 돌을 깎아서 만든 3층 구조의 중앙탑 안으로 들어서면 한 가운데 부처가 모서져 있다. 왕국을 보호했던 부처의 자비가 온 누리에 함께 하기를 빌어본다.